2030, '설 명절…귀성 대신 여행'

2030, '설 명절…귀성 대신 여행'

기사승인 2018-02-13 05:00:00

#서울 관악구에 사는 박모 씨(39·여)는 이번 설 연휴 때 시골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모아두었던 포인트를 항공포인트로 전환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박 씨는 “명절 기간 국내 교통편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차라리 그 기간을 피해 부모님을 찾아 뵙고, 명절 연휴에는 자유롭게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최근 온 가족이 함께 명절을 보내는 모습만큼이나 명절연휴를 가족 여행으로 보내는 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명절에 귀성을 하기보다 여행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멤버십 브랜드 엘포인트(L.POINT)에 따르면 명절 기간 동안 항공 및 숙박업계에서의 엘포인트 전환∙적립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행을 위해 포인트를 전환해 비행기 항공료를 절약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엘포인트에 따르면 작년 한해 설과 추석이 있었던 1월과 10월의 항공 포인트 전환 금액 평균이 나머지 달의 포인트전환금액 평균대비 약 92% 증가했다. 숙박업체 역시 1월과 10월 엘포인트 적립 금액 평균이 나머지 달의 평균 대비 약 87% 증가했다. 

이는 명절 전후로 비행기표를 구입하기 위해 엘포인트를 항공사 포인트로 전환한 고객들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여행지 호텔, 호스텔 등의 숙소를 예약한 고객 또한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상거래업체인 티몬이 올해 설 연휴가 포함된 10일~17일 동안 접수된 5만건의 항공권 예약 기록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년 대비 해외 항공권 예약이 209% 급증했다. 반면 국내 항공권 예약은 전년 대비 37.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 명절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본 주요 도시들과 베트남 다낭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에서는 설 연휴에 항공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노선 증편이 한창이다.

대한항공은 설 연휴 기간 임시 항공편을 마련해 2개 노선 총 32개 운항편에 5734석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내선 노선 일부 부정기편의 기종을 소형기에서 중형기로 전환하는 등 추가 좌석 공급에 나선다. 설 연휴 귀성객들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제주도 등 국내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을 위한 조치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설 연휴 기간 항공편 증편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국내 여행 최대 인기 노선인 김포~제주 노선을 증편, 오는 10일부터 22일까지 104편의 임시편을 추가 투입한다. 이스타항공도 2월 해외여행 수요 급증에 대비해 일본•동남아 노선을 대상으로 노선 증편에 나섰다.

이 외에도 국토교통부는 설 연휴기간 동안 인천공항 내 임시 주차장 2만여 개 추가 확보했다. 아울러 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심야버스 운행도 확대한다. 뿐만 아니라 관세청에서는 설 연휴기간 동안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른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 혼잡 해소를 위해 대량구매 여행객 전용 특별 임시 인도장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개인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명절을 보내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명절은 귀성전쟁∙가족모임보다는 여행∙휴식∙힐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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