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 부영이 지역발전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중근 회장 고향이 있는 호남권은 타 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딘 모양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전국에 걸쳐 20건의 아파트단지를 공사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 5건 ▲강원 1건 ▲부산·경남 9건 ▲대구·경북 3건 ▲광주·전남 1건 ▲해외 1건 등이다. 호남권인 광주·전남은 수도권과 영남권 대비 공사규모가 적다. 부영은 전남 나주 시에 1500여 세대가 입주할 아파트단지를 짓고 있다.
일각에서는 몸집을 키운 부영이 호남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부영이 전국구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광주와 전남에는 공사를 잘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주도 재개발을 하고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지만 부영이 진행하는 공사는 못 본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부영은 오래전부터 ‘호남기업’ ‘지역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총수인 이 회장 고향이 전남 순천이어서다. 지역기업은 상생 차원에서 지방금융기관과 보통 금융거래를 맺는다. 기업대출이 은행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영은 은행대출을 안 하기로 유명하다. 은행권에 따르면 부영은 현금자산이 많아 대출은 잘 하지 않고 예금만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출거래가 전무하다보니 은행권 내에서도 꺼리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부영이 해외장학사업 등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부영 관계자는 “고교 기숙사 기증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회사 규모나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을 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부영은 대중의 인식과 달리 호남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거부했다.
부영 관계자는 “(부영은) 호남기업이 아니라 서울기업이다”며 “회장이 호남분이어도 첫 사업도 서울에서 시작했고 본사도 서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은행과 거래를 하는 게 지역 상생과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부영은 대부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계열사인 부영대부파이낸스가 부영그룹의 ‘사금고’로 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부영대부파이낸스는 개인대출을 중지하고 기업 대출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부영은 “현재 검찰 조사 중이라 대외적으로 자료를 주거나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