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16살 때 경남 김해 모 극단 대표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20대 여성의 #Me too와 관련, 이 극단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인 ‘경남시민주권연합’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해 김해 모 극단 대표 A씨의 공개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이번에 문제가 된 극단은 김해지역에서 연극으로 방과후학교를 하는 2곳 중 1곳으로 16세 미성년자를 배우로 받는 김해에서는 유일한 곳”이라며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은 더 엄정하게 다뤄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해시의 보조금을 받아 척박한 문화를 개선하는데 헌신하는 것을 어필해왔던 A씨가 성폭력 피해 당사자와 김해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하지 않는다면 지역의 공인이자 고향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연극인으로서의 자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경남연극협회가 A씨를 영구제명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공개사과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주변 지인들에게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A씨가 직접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8일 새벽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6살 때 김해 지역 모 극단에 입단했다가 연출가이자 대표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그냥 저는 도구였다. 그냥 인형이었다. 그만하고 싶었다. 제발 남들처럼 선생이랑 제자였으면…”이라며 “16살의 저에게는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 그냥 성범죄자. 꿈을 농락하고 추억을 강간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 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큰 파장을 불렀다.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는 지난 19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A씨를 영구제명했다.
경남연극협회는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 사태에 이어 김해지역 모 극단 대표의 성폭력 사건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성적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계속 확산되면서 연극계 거장으로 알려진 밀양연극촌 이사장 이윤택 연출가도 성폭력 의혹에 휩싸이는 등 경남 연극계도 휘청거리고 있다.
밀양연극촌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데 통감하며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