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성 목소리…생산적금융, 일자리창출 이끄나

금융권, 자성 목소리…생산적금융, 일자리창출 이끄나

기사승인 2018-02-22 07:51:42

최근 금융위원회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민간 금융사를 가리지 않고 금융권을 향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정부의 일자리창출 우선 정책에 맞춰 ‘생산적금융’을 내세우며 힘을 보태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금융정책 주무부서인 금융위원회는 최종구 위원장 취임 후 줄곧 생산적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혁신모험펀드(10조) 조성, 기업금융(대출) 강화, 코스닥시장 활성화, 초대형 IB 육성 등을 통해 벤처·중소기업과 같은 생산적 부문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융권에 자금중개기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주요 은행 등 금융사가 여유자금을 생산적 분야가 아닌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곳에 공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버블, 기업 자금난 등 사회적 부작용이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금융혁신 추진방향 발표에서 “고객이 맡긴 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금융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금융산업 성장의 혜택이 국민과 기업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수익을 많이 내고 성장한다 해도 박수받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금융산업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국민,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금융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민간 금융권에서도 은행의 단기수익 위주 경영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IMF 직후 예금금리가 10%였을 때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3%대였다. 최근 예금금리가 1.5%로 대폭 낮아졌지만 최근 은행 NIM은 1.5~2% 사이로 20년 전과 별반차이 없다. 은행이 예금한 금리를 고스란히 떼먹고 있다”면서 “반성해야 할 것을 인정하고 이제는 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올 때 우산 빼앗는 식의 기업지원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세다.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은 “벤처기업이나 모험자본에 돈을 빌려줬을 때 기업이 나빠지면 은행이 제일 먼저 자금을 회수한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이런 곳은 제일 늦게 온다. 이는 은행이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사가 살아날 것 같으면 투자를 더해서 살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때문에 ‘약탈적 금융’이란 소리를 듣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나라든지 금융권이 사고를 많이 쳤기 때문에 관련 기업이나 종사자들은 사회에 대한 일정 부분 책임의식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우리 금융인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별로 없다”면서 “이런 모든 것들은 국내 민간 금융사의 주인이 없어 장기 경영 못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사 CEO들이 사회적 책임보다는 임기 중 사고가 발행하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치권도 금융권의 자성 촉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국민들은 금융기관의 비오는 날 우산 뺏는 식의 영업행태에 불만이 많았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수익창출에만 매몰돼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며 “경제·산업 발전의 윤활융 역할을 하는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금융기관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운열 의원은 오는 3월 22일 오후 2~5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부·학계·연구기관·민간금융사 관계자들과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 생산적 금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제로 미래경제포럼을 개최한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