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교구 신부의 성 추문 사건에 대해 교구장이 공식 사과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의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용훈 주교는 “먼저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외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권익과 존엄과 심각한 훼손을 일으킨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발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지고 있다”면서 “여성의 존엄과 하느님께서 선사하신 고귀한 여성의 품위를 파괴하는 이러한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교구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릇된 것들을 바로 잡아 나아갈 것”이라며 “우리 교구사제단은 공동 연대 책임을 지고 함께 회개하며 올바른 사제상을 재정립하고 사제단 쇄신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자 A씨는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신부가 해외선교지인 남수단에서 자원봉사 중이던 자신을 식당에 가두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수원교구는 사건이 알려지자 진상조사에 나서 지난 23일 성직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한편 해당 신부는 지난 2008년부터 4년간의 선교기간을 마치고 귀국해 미사를 집전하는 주임 신부가 됐다. 그는 고(故) 이태석 신부와 함께 남수단 선교 활동을 담은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에도 등장한 인물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