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낳은 스타 중 한 명이다. ‘아이언맨’ 유니폼을 입은 그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한국 사상 첫 썰매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윤성빈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동명이인 윤성빈들’에게서 응원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 영상에 출연한 이들 가운데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도 있었다.
윤성빈은 올 시즌 롯데가 기대하는 새 얼굴이다. 195cm에 95kg의 건장한 체격을 보유한 그는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최고 유망주다.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4억5000만원에 롯데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2017시즌 어디서도 윤성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무리하게 팔 높이를 교정하다가 어깨에 탈이 났기 때문이다. 결국 입단 후 1년 동안 재활과 함께 투구폼 교정에 힘썼다.
그 결과 현재 윤성빈의 몸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공에 힘도 붙었다. 코치들도 연일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최근 시범경기 등판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년만의 첫 실전 등판이었지만 단 13구로 1이닝을 틀어막았다. 삼진 2개를 곁들인 퍼펙트 피칭이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휴식기 동안 선배들에게 전수받은 포크볼이 통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롯데는 지난 시즌 박세웅과 김원중 두 영건의 동반 상승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타 구단이 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롯데는 자연스레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윤성빈마저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치른다면 롯데의 미래는 더없이 밝다.
롯데 구단과 팬들은 내심 1992년 염종석 이후 끊긴 신인왕 배출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윤성빈을 두산 베어스의 곽빈, kt 위즈의 강백호와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점치고 있다.
윤성빈 역시 각오가 남다르다. 1차 지명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싶단 마음이 크다. 동명이인 ‘스켈레톤’ 윤성빈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단 바람도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스켈레톤’ 윤성빈은 롯데 윤성빈보다 인지도면에서 우위에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윤성빈을 검색하면 ‘스켈레톤’ 윤성빈이 맨 앞에 있다.
롯데 윤성빈은 이를 자신의 자극제로 삼을 생각이다. 그는 평창올림픽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검색어 순위를 뒤집기 위해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3월, 야구 시즌이 왔다. 계절이 변하듯 ‘투수’ 윤성빈이 ‘스켈레톤’ 윤성빈을 포털사이트에서 제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