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에 열중이다. 그룹을 진두지휘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들이 각자도생을 꾀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삼성SDS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SDS 물류 사업 규모는 국제물류 시장 기준 약 10위~12위다.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삼성전자의 물동량이 거대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SDS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물류 부문 매출의 80%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지난 2016년 73.8%, 지난해 73.5%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IT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술은 ‘위변조 불가’ ‘신뢰성 확보’ ‘정보 공유 용이’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삼성SDS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로컬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관련 시장을 확대하거나, 해당 기술을 자사 아이디 물류 플랫폼 ‘cello’(첼로)에 접목하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IoT(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IT를 기반으로 한 물류 서비스인 ‘스마트 물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의 한 회사가 삼성SDS와 계약을 체결하고 첼로 서비스를 이용해 자사 물류센터를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기도 삼성전자 의존도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47.8%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같은해 발생한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465억원의 영업손실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삼성전자 제품의 매출과 부품사의 매출이 직결되는 만큼 삼성전기로서도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부터 듀얼카메라모듈 고객사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확보하는 등 매출처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 비중은 지난해 57%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5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의 높은 거래량은 계열사들이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라면서도 “다만 주요 계열사 의존도가 높을수록 실적이 계열사에 좌지우지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이 기존 주요 고객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되 신규 고객도 확보해나가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