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수라장’ 주총서 완성된 황창규 회장 ‘큰 그림’

KT ‘아수라장’ 주총서 완성된 황창규 회장 ‘큰 그림’

기사승인 2018-03-24 05:00:00

KT 주주총회가 노조와 주주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상정된 안건들이 모두 통과되면서 황창규 회장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회장 최종 후보 선정 주체를 기존 CEO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이다. 심사 기준에 후보의 기업경영 경험을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회장 후보군을 조사·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와 KT 새노조 등은 이를 두고 ‘이사회의 폐쇄적 구조가 바꾸지 않은 채 영향력만 강화한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T 새노조 측은 주주총회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질적인 CEO 리스크가 반복되는 최대 원인은 내부 견제가 전혀 없는 담합적인 이사회에 있다”며 “내부 견제를 위해 노동자와 소비자 대표가 이사회에 포함되도록 정관을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이사회의 담합구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개악안에 불과하다”며 “KT가 국민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KT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이사를 포함해 내부에서 서로 견제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장 외에 추가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하는 ‘복수 대표이사제’도 도마에 올랐다.

복수 대표이사제는 KT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CEO 육성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CEO가 사내이사 중 1명을 추천하면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를 추가 선임할 수 있다.

업계는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구현모 KT경영지원총괄 사장이 대표이사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아울러 황 회장이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도 구 사장을 통해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주총에서 구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이 가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과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듯 황 회장은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1년 동안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전문가 컨설팅, 주주 간담회 등을 통해 결론한 도출”이라며 “세계 최대 의결권 전문기관 ISS도 KT의 정관 변경에 찬성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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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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