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관광유통단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롯데, 시민사회단체, 경남도, 도민들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두고 하선영 경남도의원(바른미래당)은 “롯데의 경영 철학의 문제”라며 날을 세웠다.
쿠키뉴스 탐사보도팀은 27일 김해관광유통단지와 관련해 하 의원과 유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했다. 참고로 하 의원은 롯데바로세우기운동본부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이 사안에 수년째 매달리고 있는 인물. 그는 “롯데는 약속과 책무를 지켜야 한다”며 단지의 본래 취지에 맞는 관광 사업의 확충을 강하게 비판했다. 본지는 하 의원과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경상남도와 롯데의 속내를 차례로 전하고 현안의 이면을 되짚어보는 연재 기획을 마련했다.
▷취재진=롯데의 김해관광유통단지는 왜 계속 시끄러운가.
▶하선영 의원=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 측은 ‘조속한 (관광 사업) 추진’을 약속한 바 있지만, 20년째 약속 이행은 요원하다. 이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롯데의 경영 철학에 기인한다.
▷이미 롯데의 여러 유통 관련 산업은 지역에 들어와 있다.
▶일단 지역을 위한 개발 철학의 부재가 엿보인다. (롯데는) 지역 발전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들인 땅값이 오르면 돈이 되는 아파트나 아울렛 사업을 펼 뿐, 당초 약속(관광 단지 확충)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하 의원은 수년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롯데는 ‘동네 의원’이 약속을 지키라고 해서 움직이는 기업이 아니다. 나는 경남도지사나 권한대행, 공무원들에게 문제를 제기, 도내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해왔다. 롯데가 약속을 지키도록 경남도에 중재 요구도 했다. 사실 경남도는 과거 흡사 ‘부동산 업자’처럼 행동했었다.
▷부동산 업자처럼 행동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도는 여러 사업을 롯데와 함께 진행했다. 2800여억 원을 이익금조로 받아 도의 부채를 해결하는데 사용키도 했다. 그리고 20여 년 전 평당 2~20만원 수준이었던 땅이 현재 500~6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도는 롯데와의 협업을 한다며 지역에선 헐값에 땅을 사서 롯데가 이득을 취하는데 도움을 줬다. 당초 땅 소유주들은 롯데가 관광사업 등을 벌여 지역 발전을 큰 기여를 하리라 기대했었다. 그래서 순순히 헐값에 땅을 내놓은 것이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이 사안과 관련해 롯데 측 대표와 만나기도 했는데.
▶나는 확실한 여러 차례 도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했고, 도는 롯데쇼핑 측과 논의, 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리고 여러 언론은 이 소식을 일제히 이를 타전했다.
▷그래서 현재 진행사항은 어떤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공사 현장을 방문하거나 롯데의 추진 의지 부족을 질책, 감사청구를 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간구하고 있다. 관광 분야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롯데는 적자의 어려움을 말한다. 그러나 워터파크의 적자액은 일 년에 20여억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통 분야에선 상당한 매출을 거두고 있지 않나.
▷정리하면, 롯데는 관광 분야에서 적자를 봤지만, 타 분야에서 이를 상쇄할 돈을 벌고 있다?
▶그렇다. 사실 워터파크의 20여억 원 가량의 되는 적자도 감소하고 있다. 때문에 테마파크가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적자를 상쇄할 가능성은 충분하단 이야기다.
▷즉, 핑계다?
▶그렇다. 20년 전에 ‘김해관광유통단지’에서 왜 관광이란 용어를 집어넣었을까.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 때문에 사업을 용인, 시작했다. 농토를 개발코자 할 때는 최소한 지역사회의 이득이 되는 방향이라야 한다. 그래서 관광사업을 포함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을 진행한 롯데는 (관광 분야를 활성화할) 책임이 있지 않은가.
▷경영 전략에 따른 판단일 수도 있지 않나.
▶책임과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지자체 행정의 핵심이다.
▷유통 분야에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진 않나.
▶고용 효과가 있긴 해도 대부분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보인다.
▷땅값 상승의 여러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원 땅 소유주들은 안타까워한다. 이들은 순진한 시골사람들이다. 롯데의 사업체가 들어오면 지역이 발전된다고 해서 순순히 땅을 헐값에 내놨던 것이다. 그렇다고 장유 일대가 괄목할만한 발전을 한 것도 아니다. 주변은 20년 동안 오히려 침체했다. 게다가 롯데아울렛이 들어선 이후 거주민들은 교통 체증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