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논평을 내놨다.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진화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8일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낸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제기된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시술설 등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며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실체가 없다고 발표한 것으로,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 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에 예약된 만남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홍 대변인은 또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을 요구한 촛불집회를 '광란의 시간'으로 규정하면서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세월호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의 글도 다시 해석되고, 그의 집권과정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허공에 온갖 것을 쑤셔 넣어 스토리를 만들고 그 허상 위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을 단죄해 주실 것을 국민에게 요청드린다"며 "세월호 7시간으로 세상을 농단한 자들을 주시하고 추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판은 거셌다. 정치권은 물론 대중도 홍 대변인의 논평 내용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도 박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정치인들은 국민의 분노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고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홍 대변인은 또 다시 피해자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며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공식 논평이라고 확정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대변인의 입장이 나간 이후로 우리당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어제 나간 대변인 논평에 대해서는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 다시 내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이 불행한 그 사고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 국민이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며 "잘못했다"고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