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50명 모여 '대학 내 성범죄' 규탄

대학생 150명 모여 '대학 내 성범죄' 규탄

미투 폭로자 지지부터 성 문화 변화 염원

기사승인 2018-05-28 10:54:19

 

대학 내 ‘성범죄’를 규탄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대학생들이 모였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 열린 ‘함께 말하면 비로소 바뀐다 3·30 펭귄들의 반란’ 집회에는 전국 14개 대학 35개 단체 대학생 15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대학 내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이 성 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여한 동덕여대 여성학동아리 ‘WTF’의 장준희 대표는 “일부 교수나 지인들은 미투 운동을 가벼운 농담으로 소비한다”며 “저 같은 여성과 성범죄 피해자에겐 절대 가볍지 않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범죄 피해자는) 자기 혐오감이 들고, 부정적 감정에 따라 행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그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옆에서 함께 응원하고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H교수 대응을 위한 학생 연대’에서 온 백인범 씨는 “서울대 사회대의 H교수는 직원, 학생, 동료 교수를 상대로 성추행, 폭언, 횡령을 저질렀다. 학교 본부는 단지 정직 3개월 징계만 내렸다”고 비난했다. 백씨는 “본부는 8개월째 징계를 내리지 않다가 늑장 징계를 내렸다. 가해자 교수를 쫓아내고 그들을 옹호하는 대학 구조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동국대 페미니스트 모임 ‘쿵쾅’ 대표 예진 씨는 “성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불평등한 성별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 단순한 가해자 처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페미니즘 소모임 ‘흰’의 송예진 대표는 “그 어떤 어른도 공동체 내 성폭력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지금은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가해자들의 공식적 사과는 없고, 가해 교수는 혐의를 부인한다. 당장 해결되지 않더라도 좌절하면 안 된다. 우리의 목소리는 영원히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마로니에공원 집회 후 학생들은 최근 미투 관련 집담회에 강의실 대여를 취소한 성균관대 정문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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