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과 술을 마신 뒤 술값을 지불하지 않아 ‘외상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박범계(대전서구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이 말문을 열었다.

박범계 위원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비판을 달게 받겠다. 지역 언론인들과의 소통차원에서 시당이 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모두가 시당위원장으로서 제 책임이다. 시당 당직자가 외상 운운에 명함을 내밀고 한건 매우 적절하지 않은 처사로 여겨진다”고 사과했다. 이어 “관리책임자로 책임의 일단이 있음을 인정한다. 카페 주인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일부에서 저에 대해 ‘예전과 다르다’, ‘기득권화 되어간다’, ‘오만해졌다’는 말씀들을 하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일련의 일들과 뼈아픈 말씀들에 ‘실제로 내가 달라졌나’, ‘기득권화 되었는가’, ‘권력에 도취되었나’, ‘권력이 있는가’ 자문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며 “검찰 등 전통적 권력기관에 부당히 간섭하거나 개입한 적도 없다. 개혁의 어려움과 한계는 제가 야당 의원일 때와 지금도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제 얼굴이 알려져서 여러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것에 다소 고무되고, 우쭐했던 것도 사실이고 반성할 일이다”라며 “당 최고위원, 수석대변인 등 자리를 맡으며 중앙에서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해 지역민들 지역언론인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것이 항상 미안하고, 마음의 짐으로 여겨졌다. 뼈아픈 말씀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스스로 균형감과 절제를 잃은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못이 있으면 꾸짖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박 위원장 페이스북 전문이다.

한편 박 위원장의 외상 갑질 논란은 지난 30일 대전의 한 식당 주인인 A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29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박모 의원하고 9명이 와서 외상을 달고 갔다. 음식점에 와서 9명이 20만원도 안 되는 돈을 외상하고 갔다”고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A씨는 페이스북에 “처음 봤는데 언제 봤다고 무슨 신용이 있다고 배짱으로 다음 주 화요일에 와서 준다는 건지”라며 “안된다고 하니 자기들은 명함으로 사는 사람들이니까 믿으라고 했다. 당에서 나중에 와서 주겠다. 꼭 믿으라며 당당하게 명함을 주고 (가게를) 나갔다”고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