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침몰사고, 포항 지진 등 대형 재난으로부터 오는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국가가 나섰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국가 차원의 효과적인 트라우마 심리지원 체계 마련을 위해 서울시 중곡동에 위치한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하고, 5일 오전 11시 개소식을 개최했다. 트라우마는 생명과 신체적 안녕에 위협이 되는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말한다.
지금까지 대형 재난에 대한 심리지원은 2013년 5월 국립정신건강센터 내에 발족된 심리위기지원단이 담당해 왔다. 다만 심리위기지원단은 비상설 조직으로 중앙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어려워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복지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트라우마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별로 재난 위기대응 및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피해자들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재난 유형별 활동지침, 심층사정 평가 도구 등을 개발하고, 재난 현장에서 양질의 정신건강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도록 이동버스 운영 등 현장 중심의 체계적 심리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올해 예산은 약 17억원으로, 정신건강전문요원, 연구원 등 총25명의 인력 확보에 필요한 인건비가 반영됐다. 센터장은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이 겸임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설립추진 테스크포스(TF) 심민영 팀장은 “삼풍백화점 붕괴부터 포항지진까지 지난 10년간 사회재난은 66건, 자연재난은 20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2394명, 매년 1조 5576억의 재산피해가 생겼다”며 “이는 평균 6개월마다 10명 이상 재난 피해를 받는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심 팀장은 “재난으로부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상담해보면 주변 사람들의 인식, 폭언, 폭력 등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재난트라우마로부터 국민 건강을 회복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재난, 재난 후 발생하는 트라우마 관련 경찰, 소방 등 재난 주무부처와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국립정신병원(공주·나주·춘천·부곡)에 권역별 센터를 설치해 전국적인 재난 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