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원인 물질과 접촉할 때 나타나는 과도한 면역반응의 결과물입니다.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신체기관에 따라 알레르기비염, 기관지천식, 두드러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는 거의 모든 물질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흔히 집먼지진드기, 동물털, 음식물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봄에는 꽃가루가 날리면서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혜련 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나무, 화초, 잡초 등 어느 식물이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강혜련 교수는 “봄에 피는 꽃은 대부분 나무의 꽃이다. 꽃가루가 원인이 된다고 하면 흔히 벚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같은 아름답고 향기도 좋은 꽃들을 연상하기 쉽다”며 “그러나 이런 종류의 꽃은 벌이나 나비가 직접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를 섞어주므로 공기 중에는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아 꽃집 등 일부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면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반면 풍매화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어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공중에 날려야 수정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 날아간 꽃가루를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코와 기관지로 들이마실 경우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결막염, 알레르기비염, 기관지천식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또 오리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의 꽃가루가 흔한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 교수는 “코가 가렵고 재채기가 계속 나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알레르기비염이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데, 이런 증상은 아침에 기상 후에 집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과 함께 흔히 발생하는 호흡기 알레르기질환으로 기관지천식이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은 알레르기비염보다는 유병률이 낮지만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일상생활에 매우 심한 지장을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알레르기질환 중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기관지천식은 폐로 공기를 들여보내는 기관지가 염증반응을 일으켜 막히는 병인데 3대 증상은 기침, 천명(숨을 쉴 때 “쌕쌕” 또는 “가랑가랑”하는 소리가 나는 것), 호흡곤란 등입니다. 강 교수는 “심한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꽃가루도 천식 악화를 촉발하는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법에는 ▲회피요법 ▲대증요법 ▲면역요법이 있습니다. 회피요법은 원인 꽃가루를 멀리하는 방법인데,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 꽃가루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원인 꽃가루가 확인되면 해당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고 방문은 잘 닫아 외부에서 꽃가루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합니다. 외출할 때에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헝겊으로 만든 일반 마스크로는 꽃가루를 제거할 수 없어 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특수 필터가 장착된 마스크를 사용해야 합니다.
강 교수는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알레르기염증에 의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치료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는 기관지천식,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등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서 증상이 다르므로 각 증상에 맞는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러한 약물치료는 근본적으로 알레르기체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므로 중단할 경우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회피요법과 대증요법만으로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원인 알레르기물질을 기억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다시 노출되어도 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재교육하는 ‘면역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면역요법은 안전하고 화학약품이 아니므로 장기간 지속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효과가 없을 수 있고, 효과가 있더라도 3~5년을 지속해야 하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여러 가지를 고려한 후 시작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꽃가루로 인해 두드러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두드러기는 알레르기 면역반응에 의한 피부 상층부의 부종 때문에 피부가 일시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현상입니다. 김규한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려움증을 동반하는데, 대체로 서너 시간 지속된 후 소실됐다가 다른 부위에 다시 발생기는 증상을 보인다”면서 “특히 부종이 피부의 지방층 및 점막같은 깊은 부위까지 침범되었을 때를 혈과부종이라 한다. 입술 혹은 눈주위가 심하게 붓는 현상으로 관찰된다. 심한 경우에는 피부병변 외에 숨이 차거나(기도의 부종) 소화기 증상(복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봄철에 꽃가루의 흡입으로 두드러기가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수가 있지만 흔하지는 않습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복용 혹은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일시적으로 복용함으로써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습진의 부위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도포한다. 전신에 피부발진이 심한 경우와 특히 호흡곤란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 응급실을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