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피곤하다, 자도 자도 피곤하다, 감기가 잘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바쁜 현대인에게 피로는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말 동안 휴식을 취하고,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먹어도 피로와 무력감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요. 박재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한방내과)에 따르면 만성피로는 일상생활이나 학습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로와 무력감, 기운이 부족하다는 주관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만성피로 상태에서 의학적으로 원인 질환을 확정할 수 없는 경우를 ‘만성피로 증후군’ 혹은 ‘특발성 만성피로’라 합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지속적 피로감 외에 ▲기억력 감소 ▲집중력 저하 ▲목이나 임파선이 부어 통증을 느끼거나 ▲ 근육통이 있거나 ▲관절 통증이나 ▲두통이 있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육체노동 후 하루가 지나도 피로가 지속되는 8개 증상 중 4개 이상이 있으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고, 4개 미만이라면 ‘특발성 만성피로(Idiopathic chronic fatigue)’라고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 운동 및 활동의 부족, 음주와 나쁜 식생활 습관 등을 만성피로의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 이로 인해 화열(火熱), 습담(濕痰), 어혈(瘀血)이 발생해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균형이 깨지고, 원기(元氣) 부족과 면역력 저하가 나타나게 되면서 결국은 만성피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박재우 교수는 “실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교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의 74.2%가 정서적인 기울(氣鬱)(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체내 기운이 뭉쳐있어 풀리지 않는 상태)로 진단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만성피로, 기력 및 면역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환자와 심층면담을 진행합니다. 상담을 통해 파악된 악화 요인이나 환경요소 중 교정이 가능한 것은 선별해 환자에게 주지시키고, 피로의 개선 및 면역력 강화를 위해 환자별 맞춤 한약을 처방합니다.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침 치료 및 약침 치료가 한약 처방 치료와 병행되는 것이 치료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그는 “다만 환자의 체력적인 상태가 너무 저하된 경우 침 치료가 오히려 기력을 더 저하시킬 수도 있어 전문가와 상의하여 침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몸이 차고 냉한 경우라면 뜸요법이나 온열요법이 병행되면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또 심리적 스트레스 많고, 가슴 답답함을 자주 느끼며, 얼굴에 열감을 자주 느낀다면 명상이나 이완요법이 병행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