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미세먼지와 황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의 ‘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미세먼지 속에는 중금속과 세균, 곰팡이 같은 유해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눈은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이런 유해 물질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된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하면 눈이 뻑뻑하다거나 매우 피로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랜 시간 미세먼지에 눈이 노출되면 출혈,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눈 화장을 하고 콘택트렌즈를 끼는 여성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마스카라로 고정시킨 속눈썹은 눈으로 날아 들어오는 이물질들을 제대로 여과해 주지 못한다. 게다가 마스카라 때문에 속눈썹 사이사이에 이물질이 달라붙어 계속 머무르게 돼 문제가 된다”며 “콘택트렌즈의 경우 미세먼지에 오염된 상태 그대로 우리 눈 속에 긴 시간 머물러 있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종석 교수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면 외출 후 바로 렌즈를 빼 세척하고 되도록 짧은 시간만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는 미세먼지 때문에 흠집이 나거나 각막에 상처를 만들 수도 있으니 렌즈착용이 불편한 경우 교체를 하거나 일회용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초기에는 알레르기 치료제와 인공눈물 등으로 1~2주 내에 해결할 수 있지만 눈을 자꾸 만지거나 비비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송 교수는 “결막염이 악화된다고 해서 실명을 초래하진 않지만 결막까지 염증이 퍼질 경우 각결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각결막염은 심해지면 시력저하를 초래한다”면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하며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습관은 고치도록 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했다.
이어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안구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지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우리 눈을 보호하는 물질도 함께 씻겨 내려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구세정제 보다는 온찜질 등으로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온찜질은 젖은 물수건보다는 마른 온찜질팩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눈 위를 덮어 5분 동안 유지하고 찜질이 끝나면 눈 주변을 살며시 누르며 문질러 주면 된다. 이렇게 온찜질을 하면 눈의 혈류 흐름이 좋아져 피로감이 빨리 풀리고 눈물층 안정화와 안구건조증 증상이 개선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