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인 음원차트 가온차트가 최근 논란을 빚은 가수 닐로의 ‘지나오다’ 음원 역주행을 분석했다. 누리꾼의 의혹 제기가 합리적이라는 내용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닐로 사태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분석문을 게재했다.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음원 순위 상승으로 사재기·차트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닐로의 ‘지나오다’를 과거 역주행으로 차트 1위에 올랐던 EXID ‘위아래’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윤종신의 ‘좋니’의 경우와 비교·분석했다.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17주로 1위 도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고, 가장 최근 역주행에 성공한 윤종신의 ‘좋니’는 10주에 걸쳐 1위 자리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장덕철의 ‘그날처럼’은 7주, 닐로의 ‘지나오다’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다음주쯤 주간차트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며 역주행 시점부터 1위에 오르는 데까지 약 5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닐로의 ‘지나오다’가 음원차트에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자 누리꾼들은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닐로의 음원차트 상승 그래프가 일반적인 역주행 곡들과 차이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팬덤의 스트리밍이 증가하는 새벽 시간대 엑소 첸백시, 트와이스 등 인기 아이돌을 제치고 닐로가 1위를 차지해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김진우 연구원은 누리꾼의 의혹 제기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단 역주행이 시작한 곡은 일정 수준 이상 음원 성적을 기록할 경우 노래방 순위가 따라붙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윤종신의 ‘좋니’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써보려 해’ EXID ‘위아래’ 역시 음원 역주행 후 노래방 순위가 동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덕철의 ’그날처럼‘이 역주행할 당시에도 음원차트와 노래방차트가 동반 상승했다”며 “노래방차트는 해당 음원을 일반인들이 따라 부름으로써 그 노래의 인기를 체감·실감할 수 있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닐로 ‘지나오다’는 현재 노래방차트에서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김 연구원은 “노래방 T사의 경우 아직 등록되지 않았으며, K사의 경우 이달 초에 노래를 등록했다”며 “노래방 기계에 등록되지 않은 곡이기 때문에 노래방차트 성적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히트곡과 히트 예상곡에 대해 음악업계에서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노래방 사업자의 반주기에 해당 음원이 없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놨다.
더불어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의 해명을 언급하며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란 것이 한날한시 그것도 이용자 수가 가장 적은 새벽 시간대에 정확히 실시간 음원차트를 공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누리꾼의 합리적 의구심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김 연구원은 “닐로의 ‘지나오다’가 별다른 이슈 없이 역대 최단 시간 1위에 오른 역주행 곡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역주행곡들에서 나타나는 부침의 과정, 즉 바닥을 다지면서 순위가 상승하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았고 기존 역주행 곡들에서 나타나는 역주행을 일으킬 만한 직접적인 사건과 계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측은 논란에 대해 “그 어떠한 부정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음에도 일부 누리꾼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하고 있다”며 법적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리메즈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