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성 두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목과 머리 주변 근육의 긴장이 과도하게 심해지면서 발행하는 두통을 말합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긴장성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기준 약 43만명이었는데, 그중 10~20대가 약 3만명을 차지했습니다. 입시나 취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젊은 층의 두통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욱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어떠한 요인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목과 머리 주변의 근육이 극도로 긴장되면서 두통을 유발한다. 특히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장시간 앉아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목 구조의 변형과 더불어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긴장이 오면서 두통이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두통이 생기면 먼저 뇌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CT나 MRI 등의 검사를 받아 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머리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요. 만성적으로 두통이 계속되는 환자의 경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약 1% 정도입니다. 하지만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진통제에 의존해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도 있어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게 되면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예민해져서 머리가 더욱 자주 아프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두통 환자들은 단순히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닙니다. 두통이 계속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소화불량, 울렁거림, 구역질, 구토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안구통도 자주 호소하는 동반증상입니다. ‘눈이 빠질 것 같다’, ‘눈이 눌리고 쑤신다’, ‘눈이 흐려진다’ 등의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목 주변, 두피 근육 긴장과 연관되어 눈 주위 근육까지 과도하게 긴장, 수축돼 이와 같은 증상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턱관절 통증도 동반되는 증상 중 하나인데,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겨 턱관절 주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턱관절 주변의 통증과 함께 한쪽으로 머리가 쪼이듯이 두통이 발생합니다.
박성욱 교수에 따르면 두통이 심한 경우 풍지, 견정, 태양, 정명혈 등에 지압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견정은 젖꼭지에서 위로 수직선을 그어서 어깨선과 만나는 지점이며,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서 강하게 주무르듯이 눌러줍니다. 태양은 눈썹꼬리의 바깥쪽과 눈꼬리의 바깥쪽의 중간 부분이며 집게손가락 또는 엄지손가락의 볼록한 부분으로 조금씩 힘을 가해서 눌러줍니다. .
풍지는 목 뒤에 머리카락이 난 언저리로, 2개의 굵은 근육의 양쪽 바깥 부분을 조금 벗어나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입니다.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대고 주무르듯이 압력을 가하면 됩니다.
정명은 눈꼬리 안쪽에서 0.5cm 정도 위쪽에 있는 볼록한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마사지하듯 좌우로 비벼줍니다.
박성욱 교수는 “한의학에서 긴장성 두통의 치료는 목과 머리 주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침 치료, 약침치료가 기본이 되며, 필요한 경우 추나 치료를 통해 경추의 변형을 교정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정신적 긴장이 과도한 경우 이를 완화시키는 한약물 치료가 병행되면 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이 만성두통 환자 40명에게 약침치료를 시행했는데, 환자들은 한 달 동안 두통 없는 날의 비율이 치료 전 19.8%에서 4주 후 31.5%, 6주 후에는 52.4%까지 올라갔습니다.
두통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따뜻한 목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됩니다.
목과 머리 주변의 근육 긴장이 통증의 주된 원인이어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턱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목등뼈(경추)에 많은 무리가 되므로 턱을 내밀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에는 한두 시간 간격으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박 교수는 “카페인은 두통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므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커피나 녹차 같은 차 종류, 콜라 같은 음료수, 초콜릿이 함유된 음식이나 음료수, 각종 피로회복제 등에 다량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의를 요했습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