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제13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원장으로 취임한 조흥식 신임 원장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흥식 원장은 18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 연구사업 추진방향과 연구원 운영의 4대 원칙 및 5대 목표를 발표했다. 4대 원칙에는 ▲창조성 ▲자율성 ▲공적 책무성 ▲투명성이 제시됐다.
조 원장은 “연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창조성을 발휘하려면 억압적이거나 강제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연구자를 믿고서 자율성을 보장해야 창조성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국가정책연구원은 국민의 요구를 먼저 귀담아들어 그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공적 책무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 앞에서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공적 봉사정신이 필요하다”면서 “그리고 조직이 있는 한 조직의 개방화와 투명성이 필요하다. 부정의와 부패는 폐쇄성과 함께 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4대 원칙을 기반으로 조 원장은 ▲선제적인 포용복지국가 정책 비전의 제시 ▲전후(前後) 100년간의 보건복지정책 분석과 전망 ▲창조적인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관리혁신 ▲국가정책에 대한 기여도 제고 ▲연구원의 열린 행정 운영 등 연구원 운영의 ‘5대 목표’를 세웠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목표 가운데 우리 연구원과 가장 관련 있는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어 가는 데는 사회정책의 선제적인 국가정책 비전 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또 내년은 대한민국 10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이다. 이를 기념하는 전후(前後) 100년간의 보건복지정책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실용적 연구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조적인 연구역량 강화의 기본은 우수인력 확보와 연구정보서비스 체계화와 함께 소통이 잘 되고 신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라며 “아울러 연구원의 행정과 운영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운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올해 진행할 연구사업 추진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보사연은 보건의료체계 질 제고 및 사회적 요구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보건정책 개발을 위해 ▲4차 산업혁명 및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체계 구축 관련 연구 수행 ▲사전예방적 건강관리 강화를 위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전략개발 연구 추진 ▲근거중심 보건의료정책 강화를 위한 정책평가 및 지식확산체계 구축 연구 등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사회를 대비하고 선제적으로 기초보장을 설계하기 위해 ▲향후 현금지원 및 현물지원정책의 선택·설계 시에 활용 가능한 심층연구 ▲사회서비스분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분배효과 분석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미래 변화양상에 부합하는 복지모형 연구를 진행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심층 연구 및 정책 방향도 제시한다.
보사연은 중·장년층 가족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이중부양부담 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전망해 중·장년층 가족이 균형 있는 가족부양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서는 노인복지 및 고령사회 대응 정책과 관련, 근거에 기반한 정책 개발 기초를 마련한다. 치매 노인과 돌봄 제공자를 위한 정책방안도 도출하며, 노인인권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나설 예정이다.
아동복지 정책 마련에도 나선다. 보사연은 영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등 전체 생애주기에 걸친 학대와 폭력 경험의 상호 관련성을 분석하고, 다양한 대상 집단을 포괄하는 통합적 정책 개입 전략을 검토한다. 또 정책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사회정책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해 아동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증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아동가구 소득지원제도의 소득재분배 효과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보장사업의 효율적 운영과 최적의 서비스 수급 여건 구축 연구 ▲증거기반 사회보장 평가 및 효과적인 사회보장 정책조정 지원 ▲남북한 보건복지 제도 및 협력 방안 마련에도 나선다.
조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때보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국내외적으로 현대사회의 메가트렌드인 저출산·고령화 문제, 사회 불평등, 신빈곤, 점증하는 사회 불안전, 가족 해체, 성 불평등 등의 각종 사회문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성장을 거부하는 압축경제성장의 그림자 아래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정책과 균형을 이루는 사회정책의 개발과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보사연은 서민의 소득보장과 함께 전 국민의 피부에 닿는 사회서비스보장에 대한 정책 연구, 포용복지국가의 이념과 복지 모형 개발, 장기 재정 전망을 통한 사람 중심 지향적 사회정책 수립, 그리고 남북 평화와 통합을 지향하는 사회정책과 사회보장제도 연구 등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며 “이러한 연구들은 문재인 정부의 비전인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