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 섹터를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중소형주 바이오 버블이 시장 건전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라는 작심발언을 했다.
18일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지수의 상승이 바이오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주가급등에 기인하고 있다”며 “바이오 버블이 붕괴된다면 사회적 논란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코스닥과 거래소에 상장된 업체들의 지난 11월 이후 주가 상승률 30위권 중 80%가 바이오기업이다.
한 연구원은 “바이오기업 중에는 실질적으로 파이프라인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평가가 된 곳도 있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에 보다 현저히 고평가를 받고 있다”며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이 바이오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해도 어김없이 주가는 고공행진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외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국내 중소형주 바이오 장세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대표적인 글로벌 바이오시장의 인덱스인 NBI(Nasdaq Bio Index)는 지난 1년간 약 8.8% 상승에 그쳤다”며 “반면 국내의 KRX 헬스케어 지수,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 1년간 각각 96.5%, 123.3% 급등했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상위기업들을 제외하면 이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중소형주는 많지 않다”며 “일부 기업들의 해외 기술 수출도 있었지만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딜은 거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 업종의 버블이 붕괴될 경우 과거 2000년 초 IT버블 붕괴 보다 부정적인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연구원은 “당시 IT버블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었고 버블이 붕괴됐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이르게 했다. 반면 국내 중소형주 바이오 버블은 일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붕괴될 경우 폐해가 훨씬 클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우려했다.
한 연구원은 “파티는 끝나간다. 이제는 비(非) 바이오주들 중에서 건전한 성장을 하는 중소형주들로 바구니를 채워갈 때”라며 “벤처가 바이오 벤처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