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24일 그간 준비해온 새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성평등 힙합곡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브런치’ 채널을 통해 제작 과정을 공개하고, 댓글을 통해 성평등을 녹아낸 가사 아이디어를 받겠다는 게 이번 기획의 골자다. 힙합 뮤지션으로는 ‘루피’씨가 참여했다. 뮤지션으로서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낸 음악을 만드는 것이 부담도 될 터. 여가부는 루피와의 인터뷰 내용을 24일 공개했다.
- 성 평등 힙합 음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대두되는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편이다. 종교문제가 되었든, 정치 문제가 되었든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프로젝트를 같이 하잔 말이 나왔을 때 ‘성’보다 ‘평등’ 이란 표현에 더 많은 공감을 했다. 모든 인간이 태어나서 지위, 계층이나 나이, 인종 그리고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회운동가는 아니지만 뮤지션으로서 제가 만들어 갈 수 있는 움직임이나 변화를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 평소 성 평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전가부장적인게 있지 않나. 나 역시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누나가 승진을 했는데, 무의식적으로 ‘여자로서 정글 같은 사회에서 승리하다니, 정말 대단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는 본인의 능력으로 승진한 건데 나부터 ‘여자’로서 승리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더 노력해야겠다 생각을 했다.”
- 한국에서 요즘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나.
“한국도 이제 미래를 향해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당해야하는 많은 불합리성, 그런 것들을 가장 확실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미투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것이 급진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까 펜스룰이나 남성, 여성 편 가르기같이 조금 의도치 않은 다른 부분으로 풀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미투 운동의 본질을 왜곡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이번 프로젝트는 댓글로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인데.
“단순히 내 목소리를 내는 걸 떠나서 댓글을 읽고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구나’, ‘이런 부분에서 차이점이 발생하는구나’ 등을 인식하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그분들의 목소리에 제 생각을 더해서 이야기를 들려 드릴 수 있다면 조금 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것이다. 사실 정치적인 어떠한 변화를 얻는 것보다도 공감대를 많이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주 좋은 기회이고 재미있을 것 같다.”
- 음원공개나 만들어지는 과정도 글로 다 소개가 되는데 특별한 접근 아닌가.
“글이라는 것에는 음악과는 또 다른 어떤 무게감이라는 것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듣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라고 해야되나,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지기도 하고 그래서 로젝트 음원도 무게감을 하나하나 올려서 마지막에 꽃을 피우는 게 좋은 것 같다.”
- 어떤 곡이 나올 것 같은가.
“작업을 해봐야 알 것 같다. 최대한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불평등을 평등하게 바꾸는데 보탬이 되고, 또 어느 한쪽 성 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사람으로서 서로의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목소리가 모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것을 너무 심오한 척 하고 싶지도 않고, 또 너무 가벼운 깡통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지도 않는 것이 내 바람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편한 멜로디와 무드를 가진 곡, 하지만 메시지는 명확하고, 가사는 성평등에 대해 보다 정확히 전달 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 음원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심을 가져주시라. 평소에 성평등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평소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관심을 표현해 주길 바란다. 모르면 모르겠다. 내가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고, 아시는 분들께서는 제가 생각 못한 부분을 또 알려 줄 수 있지 않는가. 서로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그걸로 인해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미처 몰랐던 분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