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보험(동부생명)의 과거 유상증자 주관 업무를 위해 실권주를 보유한 유안타증권이 딜레마에 빠졌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0년(구 동양증권 시절) 동부생명의 상장 전 투자 차원에서 일반 공모 증자(전체 규모 1200억원)의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전체 물량의 70%를 맡았다.
하지만 예정된 IPO(기업공개)는 당시 저금리 상황과 동부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결국 이 기업에 실권주(8%)를 가진 유안타증권은 수년 간 손실(평가손익)을 내고 있다. 또한 ING생명보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향후 IPO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유안타증권 입장에서는 매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유안타증권은 타법인 계열사 출자에서 58억2800만원에 달하는 손실(평가손익 기준)을 냈다.
이 가운데 손실 액수 비중이 큰 곳은 통신용 반도체 개발 업체 지씨티세미컨덕터(GCT Semiconductor Inc, -51억7300만원), 폴라리스오션사모펀드(-48억5100만원), DB생명보험(-38억3700만원) 등이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DB생명보험에 대해 지속적인 손실을 내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계열 동부증권 제외) 가운데 DB생명보험에 투자한 곳은 유안타증권 한곳에 불과하다.
유안타증권은 동부생명에 대해 지난 2016년(50억46억원 평가이익)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지난 2013년에는 78억7200만원, 2015년에도 약 44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DB생명보험은 2010년 12월 상장 전 투자(Pre-IPO) 차원에서 1200억 원 규모 일반 공모 증자를 실시했다. 유안타증권(당시 동양증권)은 이 거래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전체 물량의 70%를 맡았다. 하지만 청약 실패(청약률 31%)로 인해 유안타증권은 결국 실권주(370만주)를 ‘울며겨자먹기’로 인수해야 했다.
이후 DB생명보험은 2013년 말 상장을 준비했지만 그룹의 유동성 악화와 저금리 현상까지 겹치면서 상장이 미뤄졌다.
게다가 최근 상장된 생보사(생명보험사)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면서 상장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DB생명보험 관계자는 “과거 2013년 말에 상장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당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그룹(동부그룹) 내 상황(유동성 악화)로 인해 상장이 무산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상장 생보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주가가 하향세”라며 “상장된다고 해도 생보사에게는 좋은 환경은 아니다.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3년 간 상장 생보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생명의 주가(4월 26일 종가기준)는 5450원으로 3년 전 대비(2015년 4월1일, 1만17원) 45.59% 감소했다. 이어 동양생명(-39.40%), 한화생명(20.43%) 감소했다. 최대 생명보험사 삼성생명도 지난 3년 간 0.98% 오르는데 그쳤다. ING생명도 1년 간 주가는 상승했으나 최근 3개월 간 하락 추세에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이 같은 출자 유가증권에 대해 다양한 경영판단을 통해 판단할 문제”라며 “향후 대박이 날 수 도 있겠지만 처분이나 매각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가지 경영 상황을 판단한 뒤)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