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정규앨범의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던 벤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데뷔 9년 차 가수 벤은 “이렇게까지 욕심을 내 본 적이 없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했던 지난 1년의 시간을 돌이켰다. 벤은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가수에서 아티스트로 진화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벤은 8일 오전 서울 논현로 마이라이브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레시피’ 발매 기념 공연을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벤은 타이틀곡 ‘열애중’을 비롯해 수록곡 ‘아이스 커피’ ‘러브레시피’를 열창하며 첫 정규 앨범의 활동 시작을 알렸다.
벤은 그동안 다양한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그룹 베베미뇽으로 데뷔해 1년 만에 팀 해체의 아픔을 겪었지만, 가창력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것. 벤은 그동안 ‘갈 수가 없어’ ‘꿈처럼’ ‘오늘은 가지마’ 등의 OST와 싱글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벤은 “그동안 OST 위주의 활동을 해오다가 8년 만에 정규앨범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발매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은 벤의 지난 8년간의 활동을 담은 결과물이다. 벤은 정규앨범을 “여러 감정을 재료로 만든 사랑에 관한 ‘레시피’”라고 소개했다. 벤의 주특기인 정통 발라드부터 팝, 리듬앤블루스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8년 만에 내는 정규앨범이기 때문일까. 벤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진행자 박슬기에게 관련 질문을 받은 벤은 “힘든 것이 너무 많았다”고 운을 떼며 “앨범을 준비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을 많이 냈다. 함께 준비했던 소속사 스태프들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범에 관한 고민이 풀리지 않아 혼자서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앨범 준비 과정에서 벤을 힘들 게 한 것은 벤 자신이다. 벤은 “음악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처음으로 음악 작업을 신중히 하다 보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더불어 새로운 시도가 다른 분들께 어떻게 다가갈지 걱정도 됐다”고 고백했다.
정규앨범 발매가 늦어진 것도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벤은 “제 앨범을 함께 준비하는 분들도 유독 걱정이 많았다”며 “시기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고심하느라 정규 앨범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첫 정규앨범을 낸 후, 벤의 고민은 모두 해결 됐을까. 벤은 고개를 저었다. 음악을 하는 이상 완벽한 고민 해결은 없다는 설명이다. 벤은 “가수로서 늘 가지고 가야하는 것”이라며 “고민했던 부분들이 해결돼 앨범이 나온 것이 아니라, 이쯤 되면 고민 보다 행동으로 내 음악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노래하는 기계처럼 음악 작업을 해왔다. 나도 모르게 ‘가수는 무대에서 내 노래만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스스로 노래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벤이 준비한 타이틀곡 ‘열애중’은 벤 특유의 감성을 담은 이별 발라드다. 바이브 류재현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프로듀싱팀 브이아이피가 작업했다. 벤은 “저에게 대표곡이 있지만, OST나 리메이크 등 다른 힘을 빌린 노래들”이라며 “이제는 저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대표곡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타이틀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벤은 이날 오후 6시 첫 정규앨범 ‘레시피’를 발매하고 활동에 나선다. 다음달에는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벤은 “음악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예능에 출연해 보고 싶다”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메이져나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