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물리 보안 업체 점유율 2위 ADT캡스를 인수하며 1위 에스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SK텔레콤은 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이하 ‘맥쿼리’)과 공동으로 ‘사이렌 홀딩스 코리아’(Siren Holdings Korea)를 1조27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사이렌 홀딩스 코리아는 ADT 캡스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투자액은 7020억원으로 SK텔레콤은 ADT 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안 시장 규모는 9조5000억원, 물리 보안 시장 규모는 6조8000억원이다. 삼성 계열사 에스원이 50%의 점유율로 1위이며 그 다음으로 ADT캡스(30%), KT텔레캅(15%), NSOK(5%) 순이다.
SK텔레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NSOK를 통해 ADT캡스의 물리 보안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NSOK 운영 주체는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다. SK텔레콤이 업계 2위와 4위를 모두 인수하게 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양사의 합병 가능성과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 결정된 사항은 없다. 양사간 시너지를 구체화 시키는 방향을 고민해보고 그 이후에 판단할 문제”라며 “(양사 합병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물리 보안 시장이 해외 대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정에서 보안 업체를 고용하는 경우 미국과 일본은 각각 20%, 5%지만 한국은 0.5%에 불과하다. 가게나 공장 등 상업지의 경우도 미국 55%, 일본 47%인 반면 한국은 30% 정도로 비교적 낮다. 국내 사용률을 높인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New ICT기술을 활용한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New ICT 기술을 적극 도입, 보안 산업을 4차 산업혁명 혁신이 본격화되는 텃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개인과 자산 안전을 위한 출동 서비스 중심 사업모델을 넘어 토탈 케어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는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 후 본적으로 투자를 진행, 업계 1위 에스원과 양강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NSOK은 SK텔레콤 인수되던 2014년 매출액 3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매출액 600억원까지 증가, 3년 만에 2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원의 점유율이 독보적인 만큼 SK텔레콤 인수 직후 ADT캡스가 에스원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그 안에서 ADT캡스가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