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늪’으로 불리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1000가구가 넘는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기에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주택경기 침체 및 입주 물량 과포화 현상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지역이다.
두산건설이 이달 말 공급하는 ‘신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신분당선과 인접한 신규 아파트와 비교해 교통 및 교육 여건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약 수요자들이 시세차익을 위한 1순위 청약 사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향후 여러 개발 호재 등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실거주)에서 접근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주택경기침체·입주폭탄 악재 겹친 용인시…신분당선 인접 아파트만 선전
용인시는 10년 전 ‘버블세븐’으로 불리던 곳이었으나 입지적 한계 및 공급 과잉 등으로 현재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국토교통부 국토누리에 미분양주택현황(2018년 3월 말 기준)에 따르면 용인시는 총 833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다. 이는 남양주시(1544가구), 안성시(1382가구)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수치다.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357가구로 남양주시(511가구), 고양시(379가구)에 이어 수도권 내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입주 물량도 고민거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용인시에 입주하는 아파트는 총 1만5676가구로 화성시(3만1776가구, 동탄2신도시 2만2218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처럼 냉랭한 지역 내 부동산 시장의 영향으로 용인시 내 일부 아파트는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 대비 낮은 시세)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대림산업이 지난 2015년 분양한 ‘e편한세상 한숲시티’(용인시 처인구 일대) 일부 물량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경쟁률(1순위 기준)도 신분당선이 인접한 수지구를 제외하고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인시 기흥구 내 분양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015년 1.23대1이었으나 2016년 0.42대 1, 지난해 0.32대 1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반면 신분당선과 가까운 수지구 내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모두 1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다. 올해 2월 견본주택 문을 연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39.4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 두산건설 ‘신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1순위 마감 어려워, 실거주 접근해야”
두산건설이 이달 공급하는 ‘신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1187가구)는 수요자들에게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와 인접한 곳에 다양한 인프라 시설이 갖춰졌으나 교통 및 교육 여건은 다소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장을 둘러 본 결과 단지와 인접한 곳(반경 약 500~1킬로미터 이내)에는 이마트, CGV, 쥬네브월드와 같은 쇼핑 및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등 교육 시설은 단지와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정초·중학교, 중일 초등학교, 동막초등학교 등은 단지 내에서 반경 1km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가 들어서는 곳은 인프라 시설은 좋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형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지와 인접하다는 어정역도 반경 1km 이상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단지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역세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도 8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단지와 인접한 곳에 있는 ‘호수마을상록롯데캐슬’의 실거래가는 3억4400만원(2018년 2월 기준, 19층)으로 8년 전(2010년 5월, 16층) 실거래가(3억8000만원)에 비해 감소했다.
다만 향후 개발 호재를 고려하면 낙관적인 측면도 있다고 한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 마북, 신갈동 일대에 들어서는 경제신도시(약 390만m² 규모), 용인연세 의료클러스터 개발(20만8000㎡) 등은 호재로 꼽힌다.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내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주택시장 상황으로 볼 때 시세차익을 위한 1순위 청약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거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분양 아파트 흥행은 분양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3.3m²당 1200만원이 넘을 경우에는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