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도 하기 전부터 위기를 맞았다. 이미 12회 촬영을 진행한 배우 이서원의 성추행 사건이 tvN 새 월화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이하 어바웃 타임) 제작발표회 하루 전에 알려진 것. 덕분에 이서원은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제작진은 새 배우를 찾는 중이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어바웃 타임’은 예정대로 공식 행사를 진행했고, 첫 방송도 예정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제작진은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서원 하차 입장부터 밝혔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식 PD는 “지난 16일 오후 이서원의 소속사를 통해 상황을 전달받았다”며 “입장 발표한 것처럼 소속사와 제작사 협의 하에 이서원이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 비중이 크지 않지만 스토리 전개 상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맡아줄 배우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스태프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어바웃 타임’ 스태프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12회까지 촬영 끝났는데 죽고싶다”는 제목의 글에 촬영 일정표 사진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된 것.
이에 김 PD는 “제작, 방송 일정에 차질 없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태프의 글처럼 배우 한 사람으로 인해서 벌어질 수 있는 일정상의 무리나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조율,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배우 이상윤도 “오는 글에 스태프의 글을 기사로 봤다”며 “우리 스태프가 올린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다. 누가 올렸을지 생각해봤는데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정도로 돈독하게 작품에 임하고 있다. 그 에너지가 드라마에 담길 거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어바웃 타임’은 수명 시계를 보는 능력을 지닌 여자 미카(이성경)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운명에 엮인 남자 도하(이상윤)가 만나 운명구원 로맨스를 펼치는 드라마다. 타인의 남은 수명을 볼 수 있는 ‘수명 시계’와 뮤지컬을 소재로 판타지와 현실을 결합시킨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멜로드라마가 흥행에 연이어 실패하는 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만으로 16부를 끌고 가는 것에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낀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PD는 “순수한 판타지 멜로드라마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인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그리고 있다”며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이야기를 통해서 누군가의 죽음을 가족, 친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이야기에 담겨 있다. 예고편에서는 로맨스 장면을 많이 보여드렸지만 실제 드라마를 보시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윤도 “처음엔 밝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였다”며 “시한부 설정과 수명시계 소재가 더해져 멜로로 변해간다. 드라마의 톤이 변한다는 이야기 듣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장치들이 더해지면서 뒤로 갈수록 힘을 받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어바웃 타임’은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후속으로 오는 21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