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내기 힘든 청년층 계속 증가…"노인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월세 내기 힘든 청년층 계속 증가…"노인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사승인 2018-05-25 14:31:04

열악한 주거실태를 일컫는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장·고시원)’에 더해 임대료 과부담을 호소하는 청년 단독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청년 단독가구란 19세 이상 35세 미만의 청년 1인가구를 뜻한다. 청년기 빈곤은 장년, 노년기 역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청년의 주거문제를 안정화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연구팀은 25일 보사연과 한국주거복지포럼이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제48회 주거복지포럼 대토론회에서 ‘청년층 빈곤 및 주거실태와 정책과제’에 관해 발표했다.

연구진이 해당 연구에서 분석한 청년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이 있는 가구의 비율은 2006년 47%에서 2016년 37.5%로 약간 감소했으나, 청년 단독가구의 분포는 같은 기간 9.3%에서 18.1%로 약 2배 증가했다.

 

 

청년 단독가구 주거 형태를 보면 2016년 기준 보증부월세가 56.9%로 가장 높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전세(21.1%)가 많았다.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비율은 지난 2006년 8.4%에서 2016년 5.2%로 10년 동안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다른 가구유형과 비교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단독가구의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 및 과부담 비율은 2016년 RIR 20이상이 56.9%, RIR 30이상이 37.0%로 다른 청년가구유형에 비해 임대료 과부담이 심각했다.

 

 

또 최저주거기준 미달과 임대료 과부담을 모두 경험한 가구는 청년 단독가구가 ▲2006년 17.1%에서 ▲2008년 21.2% ▲2010년 34.0% ▲2014년 39.0% ▲2016년 46.8%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주거빈곤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의 주거지원 프로그램 중에서는 전세자금 대출지원(35.8%)을 가장 선호했으며, 월세보조금 지원(18.8%),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6.9%) 순으로 선호했다.

연구팀은 “청년기는 생애주기에서 경제적 독립의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다른 세대의 빈곤과 달리 청년기에 빈곤층으로 진입한 청년들은 장년, 노년기 역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이태진 보사연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주거문제는 청년빈곤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며 “청년층이 가장 크게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주거비로서 청년층의 빈곤을 예방하고 다음 생애주기 단계로의 원활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집중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 지원되고 있는 주거 프로그램에 대해 ▲대상 기준이 통일되지 않은 점 ▲청년층 내 생애주기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점 ▲주거급여 대상자 범위가 협소한 점 ▲청년층의 주거 상향이동을 위한 지원 제도가 미흡한 점 등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현재 지원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프로그램마다 청년의 기준이 다양하다. 행복주택 및 공공지원주택은 만19~39세이며, 주거안정 월세대출은 35세,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 대출은 만19~25세이다”라며 “먼저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를 만19~39세로 통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취업, 혼인 등을 해야하는 청년들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임대주택 제공 및 임대료 지원, 전월세 및 주택구입 자금 대출 연령 기준을 재정비해야 하고, 나아가 연령과 소득, 자산을 고려해 보편적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주거급여 대상은 최저소득계층에 국한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선을 중위소득 약 70~75%까지 확대해 주택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게다가 청년들은 월세에 비해 주거안정성이 높은 전세 또는 보증부 월세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주거 안정 및 상향이동을 위해 주거용도로 사용을 제한하는 저축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전세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구입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셰어하우스(공동주거) 확충과 기술습득과 교육, 고용이 연계된 한국형 포이어(Foyer) 주택 마련 등을 주문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포이어는 청년층의 주거와 고용을 동시에 해결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고용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임시거처와 직업훈련, 직업과 관련된 서비스를 총제적으로 지원한다”며 “청년들이 독립적인 성인으로 이행하는데 필요한 주거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전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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