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아토피는 아동‘만’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어릴 때 잠시 앓고 커가면서 사라지는 피부염 정도로 생각하지만, ‘성인 중증의 아토피’는 말기 암 환자들보다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할 정도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질병이다.
성인 아토피 환자는 영유아때 발병, 성인이 될 때까지 최소 2~30년간 아토피에 시달려 온 환자들이다. 이들 중 중증 아토피 환자들은 커가면서 아토피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오제세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성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심각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2017년 동안 19세 이하의 아토피 진료인원은 20.1% 감소했지만,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20.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토피 관련 진료인원을 인구 10만 명당으로 분석하면, 19세 이하는 9.7% 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1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아토피 유무가 청소년 자살에 가장 유의미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일본 조사에서는 중증 아토피 환자의 자살 생각은 일반인에 비해 226배나 높다고 지적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된 성인아토피 환자의 사례는 심각하다. 30대 남성 환자는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아 왔으며, 커갈수록 아토피가 심해졌고 아토피 후유증으로 실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이런 성인 중증 환자가 대략 2~3만 명 선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국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은 아주 없는 상태이며, 아토피를 경증환자로 분류해놓아 대학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를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한편, 토론회는 오제세·정춘숙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와 보건복지부 공동주관으로 마련됐다. 이날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손상욱 총무이사 ▶연세대의대 이광훈 명예교수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운영위원장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