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 ‘패혈증’ 사망률 80%로 올린다

항생제 내성균, ‘패혈증’ 사망률 80%로 올린다

자의로 항생제 끊으면 내성 생길 위험 증가

기사승인 2018-05-29 00:15:00

패혈증에 대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복강경 수술을 받다 사망한 故 신해철, 가수 최시원 개에 물려 사망한 한일관 대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 원인은 패혈증이었다. 최근에는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집단으로 패혈증에 감염되기도 했다.

패혈증은 쉽게 말해 모든 감염증의 중증상태이다. ‘감염’은 세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번식을 하는 현상인데, 이를 막고 세균을 물리치기 위해 우리 몸은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 염증 반응이 전신에 심각하게 반응하면 패혈증이 된다.

패혈증의 원인균은 다양하다. 요로감염, 폐렴, 신우신염, 뇌막염, 봉와직염, 감염성 심내막염, 복막염, 욕창, 담낭염, 담도염 등의 감염증이 발생한 경우, 원인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범해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여름철 발병 위험이 높은 ‘비브리오 패혈증’ 또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패혈증이며,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된다.

환자에 따라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거나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증상을 보이며, 이외에도 백혈구 수치 증가 혹은 감소, 호흡수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평소와 다른 감기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패혈증은 최대한 빨리, 못해도 6시간 안에 조치를 취해야 중증으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젊고 건강하다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중증 패혈증에서 쇼크가 오면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중증 패혈증로 넘어가면 증상이 심해지고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저혈압 쇼크가 오면 60%는 사망한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장기에 장애가 오거나 식물인간 상태로 진행 또는 팔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할 경우 치료약은 항생제가 유일하다. 상황에 따라 항생제가 원인 미생물을 잡을 때까지 혈압을 올리는 승압제나 호흡을 대신 유지해 주는 인공호흡기로 버텨야 한다. 치료 기간이 짧을수록 생존율은 올라간다.

손 교수는 “의학이 발전해도 중증 패혈증 사망률은 40~60%로 변화가 없다”며 “그러나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된 사람들의 사망률은 매우 높다. 항생제가 균을 죽이지 못하면 균이 계속 번식할 수밖에 없다. 사망률이 80%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패혈증은 감염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감염 자체를 예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위생수칙을 지키고 면역력을 키우는 것 만한 예방법이 없지만, 항생제를 남용하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감기 등에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의사 처방 하에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병원에서 처방한 항생제를 자의로 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금 호전됐다고 자의로 판단해 불규칙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면 균에 내성이 생기기 쉬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50년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사망이 1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만큼 항생제 내성균은 심각한 문제다”라며 “당장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내성균이 퍼지지 않도록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고, 항생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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