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도 권리다…"모든 사람은 임신, 출산 결정할 수 있어"

낙태도 권리다…"모든 사람은 임신, 출산 결정할 수 있어"

대한성학회 "성은 인권의 중요한 요소, 차별 받아선 안 돼"

기사승인 2018-06-17 17:26:02

최근 ‘낙태(임신 중절)’에 대한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성(性)전문가들이 “모든 사람은 임신, 출산에 대한 결정과 자녀의 수 및 시기, 방법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 초안에서는 ‘임신 중절(낙태)과 관련된 서비스 및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었지만, 최종 선언문에서는 ‘임신 중절’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다만 “임신, 피임, 출산 및 입양과 관련된 생식 보건 서비스의 정보 제공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조정됐다.

대한성학회는 1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 서울 성권리선언문’ 초안을 공개했다. 대한성학회는 의학, 철학, 심리학, 윤리, 교육, 사회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올바른 성 문화 정착과 성교육, 성 상담 및 성 치료를 연구·교육하는 학술단체다. 박광성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다.

학회는 “성은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이자 행복의 근거이며, 인권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따라서 스스로 성적인 만족이나 쾌감을 건강하게 누리는 것은 개인에게 신체적, 심리적, 지적, 영적, 사회적인 행복의 근거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학회는 “성관계는 상호간의 자유롭고 기꺼운 합의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성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폭력과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성적 학대, 강간, 성희롱, 괴롭힘, 성 착취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 성 정체성 및 표현 등으로 야기되는 폭력 및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언문에는 동성애 등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학회는 “모든 사람은 성에서 평등하며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며 “성별, 나이, 인종, 종교, 학력, 장애 유무,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성, 사회 경제 수준, 지역, 결혼 유무 및 가족 관계 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 모든 개인은 법 앞에서 차별 없이 성적 자율권과 자유를 인정받고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2018 서울 성 권리 선언문 전문이다.

성은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이자 행복의 근거이며, 인권의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스스로 성적인 만족이나 쾌감을 건강하게 누리는 것은 개인에게 신체적, 심리적, 지적, 영적, 사회적인 행복의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한성학회는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성 건강과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인간의 자유, 존엄, 평등에 근거하여 성 권리들이 존중되어야 함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의 가치, 태도와 행동을 자유롭게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

개인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하는 자유는 오직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고 존중하기 위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 복지 확대를 위해 ▲공중보건과 사회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서만, 법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2. 모든 사람은 성에서 평등하며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

성별, 나이, 인종, 종교, 학력, 장애 유무,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성, 사회 경제 수준, 지역, 결혼 유무 및 가족 관계 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 모든 개인은 법 앞에서 차별 없이 성적 자율권과 자유를 인정받고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3.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적 자율성과 고결함을 지킬 수 있도록 타인의 간섭을 받거나, 훼손,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성행위 파트너 및 타인의 권리를 충분히 고려한 관계를 전제로 한 개인의 성행위나 성적인 선택을 이유로, 괴롭힘과 학대나 폭력을 당해서는 안 된다.

특히 모든 18세 미만의 개인은 어떤 종류의 성적 착취에서도 보호받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 건강 서비스, 진료 기록, 후천성 면역 결핍증(HIV) 보균 상태에 관한 개인 정보를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4. 모든 사람은 만족스럽고 안전하며 즐거운 성생활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우리는 즐겁고 만족스럽고 안전한 성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성생활을 지향하며.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성 건강과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성관계는 상호간의 자유롭고 기꺼운 합의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 또한 당사자들 간의 협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성행동은 법적, 사회적으로 최대한 존중받아야 한다.

5.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 건강과 관련하여 충분한 정보를 갖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성에 대한 정보와 포괄적인 성교육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는 성 건강과 관련된 과학적인 진보와 적용의 혜택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 충분한 정보와 교육을 바탕으로 성행동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성 관련한 과학적, 객관적인 정보와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포괄적인 성교육은 적절한 연령대에 성욕과 쾌락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시작되어야 하며, 인권 존중과 성 평등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6. 모든 사람은 결혼 및 기타 유사한 유형의 관계를 책임 있게 선택하고, 결정하며, 해체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결혼 및 기타 유사한 관계에 대해 어떠한 차별이나 배제 없이, 자유롭고 완전한 동의하에 선택, 시작, 성립, 해산할 때 동등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가족 형태와 상관없이 가족과 관계된 사회 복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혈통이나 결혼과 무관한 가족 구성원들을 존중해야 한다.

7. 모든 사람은 임신, 출산에 대한 결정과 자녀의 수 및 시기, 방법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또한 임신, 피임, 출산 및 입양과 관련된 생식 보건 서비스의 정보 제공에 접근할 수 있고, 사회 및 의료 복지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한다.

8. 모든 사람은 성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폭력과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성적 학대, 강간, 성희롱, 괴롭힘, 성 착취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 성 정체성 및 표현 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폭력 및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또한 어떤 상업적인 성 착취에서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9. 국가는 개인의 성 권리 실현을 위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보호하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

국가는 개인의 성 권리 실현을 위하여 보호하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에 따라 국가는 성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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