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취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등 내부 통제 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학계와 법조계, 연구원 등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를 발족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삼성증권 배당 사고와 육류담보 대출사기 사건,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대한 미국 감독 당국의 자금세탁방지 제재는 국내 금융사 내부통제 수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윤 금감원장은 “좀 더 근본적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금융인들의 근시안적 영업행태와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경영진 인식이 내부통제 사고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부통제의 성공 여부는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에 달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는 금융기관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지탱하는 뿌리와 같다”며 “견고한 내부통제는 비용이 아니라 수익과 성장이 기반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F는 앞으로 수차례 회의를 거쳐 금융권 전반의 내부통제 운영과 제도상의 미비점을 파악한 후 8월 말까지 종합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 9월 중 논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TF는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고동원 TF 위원장은 “내부통제의 성패는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 좌우된다는 내용에 적극 공감한다”며 “내부통제는 사실상 금융기관 업무 전반에 걸쳐 있고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기에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권 내 부실한 내부통제는 자주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8억1000만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28억1000만주가 착오 입고됐다. 발행 총량을 초과하는 ‘유령’ 주식이 증권사 직원 버튼 하나에 발행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나며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뉴욕주 감독청(DFS)로부터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미흡 등을 이유로 1100만 달러의 제제금을 부과받았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비용으로만 여기는 경영진의 인식 탓에 본점의 관리·감독이 소홀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