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암 환자 방치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백병원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사진)은 이에 대해 “거동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방치한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지만, 복지부는 병원의 주장을 수용해 면죄부를 발급해 주려한다”면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5일 백병원은 말기 암 환자A씨가 병원비를 미납하자 병원비 지불각서를 받고 퇴원시켜 병원 1층 벤치에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환자의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 경찰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인계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백병원은 그러한 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고 보호자 없이는 전혀 거동할 수 없는 환자를 방치한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복지부는 중구 보건소를 통해 사건조사를 진행했지만, 환자가 조사를 거부, 추가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병원을 통해 환자가 퇴원에 동의하였고, 병원이 진료요청을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백병원이 다른 요양시설에 연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추가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도자 의원은 환자가 퇴원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나 발언은 없었는지, 다른 요양시설에 연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복지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자가 퇴원하는 과정에서 퇴원에 동의한다는 서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뒤늦게 그런 서류는 없다고 확인했다.
최 의원은 “말기 암 환자가 치료비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병원에 치료를 강력히 요청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보호자 없이 거동조차 힘든 환자에게 어떻게 병원비 지불각서를 받았는지, 그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진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비와 병실부족 등으로 원치 않는 퇴원을 강제당하는 환자들이 아직도 많다”며 “보호자 없이는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방치한 백병원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면, 다른 병원들도 돈 없고 힘없는 환자들을 내쫒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5년간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건강보험으로부터 1347억 원의 요양급여비를 수령했으며, 인제대 재단은 보건복지부로부터 115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