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의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네의원이 80%입니다. 만성질환자 교육까지 하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간호사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해요”
26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열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출범식 및 기념 포럼’에서 의료계는 새로운 일차의료 중심 만성질환관리 사업이 원활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간호사 등의 전담 보건의료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현호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의무이사는 이번 사업에 의사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호 이사는 “일선 동네의원에서는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1인 의원이 80%를 차지하고, 이들은 소수의 간호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한다”며 “진료를 보느라 바쁜데 환자를 교육할 시간은 더욱 부족하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장 또한 “현재까지 동네의원 의사들이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고민했으면 좋겠다”며 “의사들은 물론 간호사나 다른 보건의료 인력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1인 의사가 운영하는 개원가에서는 간호사 1명을 고용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양사, 사회복지사가 속해 있는 센터가 5~6개 의원을 맡아 만성질환자들의 상담, 교육 부분을 시행하거나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간호인력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류옥현 한림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도 사업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현재까지 효과 좋은 당뇨병 치료제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관리율은 13% 정도에 불과하다”며 “당뇨병은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가 안 되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관리해 주는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 전담 간호사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한데 역량을 갖춘 간호사는 있을까”라면서 “유능한 인력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등 기존에 정부가 추진했던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새 사업 모형이 발표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