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이 숨진 채 발견된 지 만 7일이 지났으나 추가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여고생을 만나 승용차로 산 중턱까지 이동한 정황은 확인했다. 하지만 이후 어떤 경로로 산 정상 너머에서 여고생이 숨져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1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4일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 너머 7∼8부 능선에서 A(16)양 시신을 발견한 이후 일대에서 유류품 수색을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A양 아빠의 친구인 김모(51)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며 A양을 유인해 승용차로 산 중턱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인 남성이 홀로 오르기도 힘든 가파른 산 너머에서 어떻게 A양이 발견되게 됐는지, A양의 어떤 경위로 사망하게 됐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A양 시신 상태 또한 옷가지가 벗겨졌고 시신의 머리카락이 어디에도 없어 범죄 피해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김씨 집 차고에 있던 낫에서 A양 유전자를 확인했으나 칼날에서는 유전자나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다. 날도 무뎌 사인과 직접 연관 짓지 못했다.
다만, 해당 낫을 A양 실종 당일 차량 트렁크에서 꺼낸 모습이 CCTV로 확인돼 두 사람이 만났으며 김씨가 A양을 위협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와 A양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지만 김씨의 승용차가 주차된 지점부터 A양 시신이 발견된 곳까지 김씨와 A양의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1차 부검에서도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 없다는 것 외에 명확한 사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 초기 주변인들을 조사하며 A양 가족과 김씨 가족 등의 알리바이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1차 부검 직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부검을 의뢰, 2∼3주 이내에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사건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A양으로 하여금 “주변에 (아르바이트 소개를)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하고 만난 점, 실종 당일 행적을 의도적으로 지운 점, A양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자 달아나 목매 숨진 채 발견된 점을 토대로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