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약물 치료 효과를 많이 못 봅니다. 뇌심부자극술(DBS)은 약물로 증상이 호전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파킨슨병은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중뇌에 존재하는 혹색질(substantia nigra)이라는 부분의 ‘도파민’ 세포가 사라지면서 운동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 손발 떨림, 처진 어깨와 구부정한 자세, 온몸이 뻣뻣해지는 경직, 행동이 느려지는 서동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60대 이상 노인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킨슨병 환자의 약 5%는 5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병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도파민 생성을 돕는 약물 치료를 주로 시행하지만 비교적 연령이 젊은 환자의 경우 약효 지속기간이 짧고, 이상운동증세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는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젊은 파킨슨병 환자의 특징은 60대 이상 고령의 환자보다 약물 내성의 위험성이 높고, 약효가 떨어지거나 운동장애 등 약물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젊은 사람은 물론 누구든 어느 시점이 되면 약물 내성 등으로 약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대게 약물 사용 시작 시점부터 5~8년 후인데, 젊은 층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 시점이 노인보다 빠르다”면서 “이때는 약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또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부작용이 생기면 약물 처방량을 줄이는데, 그러면 다시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은 ‘뇌심부 자극술’이다. 뇌심부 자극술은 끝 부분에 전극이 장치된 전선을 뇌에 삽입한 뒤, 배터리로 된 자극 발생기를 통해 뇌에 고주파 자극을 가하는 방법이다. 자극 발생기는 쇄골 아래 피하에 심는다.
이정교 교수에 따르면 뇌심부 자극술은 부작용이 매우 낮고,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완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을 계속 먹어야 하지만, 복용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약물에 의한 부작용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파킨슨병 환자들은 약물 복용 기간이 고령의 환자보다 길어져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수술이 큰 도움이 된다. 환자 상태도 수술을 할 수 있는 건강한 경우가 많아 수술 예후가 좋다.
이 교수는 “다만 수술은 타이밍이다.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면서도 계속 증상이 나타나고 심해지는 질환이다. 70세가 넘어가면 파킨슨병 증상 외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이 많기 때문에 수술 시점이 중요하다”며 “환자에게서 약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신경과와 신경외과가 협진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