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HPV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 ‘두경부암’이 뭐길래

남성이 HPV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 ‘두경부암’이 뭐길래

먹고, 말하고, 표정 짓는 얼굴-목에 종양…치료 시 기능적·미용적 역할 재건도 고려

기사승인 2018-07-05 00:01:00

옷으로 가릴 수 없는 곳에 노출, 다학제 진료 필요
1분이면 내시경으로 진단 가능…두경부암학회 무료 검사 실시

“남성들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두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어요”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원인 인자로 알려져 있는 HPV가 남성에게는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뇌와 눈을 제외한 얼굴의 점막 부분, 입안, 코안, 목안 등에서 생길 수 있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종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분류되기 때문에 두경부암의 종류와 치료법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코인두(비인두), 입인두(구인두), 후두인두(하인두), 입술 및 구강내에 생기며, 헐리우드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가 HPV로 인해 걸린 편도암도 두경부암에 포함된다. 이외에도 배우 김우빈이 치료했던 비인두암, 소설가 故 최인호가 투병한 침샘암도 두경부암에 포함된다. 갑상선암은 두경부암 또는 내분비암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보고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암환자 21만4701명 중 두경부암 환자 수는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4455명으로 전체 암환자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두경부암 발생자 수는 2004년 3245명에서 2014년 4314명, 2015년 4455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상황과 일치한다.

두경부암의 주요 인자는 흡연과 음주다. 50·60대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김우빈이 걸린 코인두암은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다. 최근에는 편도암도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HPV’가 꼽힌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 최은창 회장(연세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세브란스에서 HPV로 인해 두경부암 치료를 받은 환자가 전체 환자의 50% 정도 된다”며 “편도암도 HPV 감염 여부에 따라 HPV 양성, 음성 편도암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최은창 회장은 “두경부암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금연과 금주, 여러 파트너와 관계를 갖지 않는 등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다”라며 “특히 HPV 백신을 맞으면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에 남성도 HPV를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경부암도 다른 암종과 같이 조기에 치료를 하면 치료 예후가 좋다. 뿐만 아니라 미용적 측면에서도 절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회장은 “두경부에는 몸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부분이 있다. 숨쉬는 통로도 두경부를 지나가고, 음식을 먹는 부분도 두경부의 역할이다. 말을 할 때, 발음을 할 때, 냄새를 맡을 때, 표정을 지을 때 등의 기능적, 미용적 기능이 두경부라는 좁은 부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그런데 두경부는 옷으로 감출 수 없는 노출된 부위에 있다. 따라서 치료 시에는 종양을 없애는 방법과 두경부의 기능을 어떻게 재건하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기가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절제되는 부위도 크고 치료법도 복잡하다. 기능적, 미용적 부분을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학제 치료를 실시한다. 코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수술이 어려워 방사선 치료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목소리가 2주 이상 쉬거나 구강이나 점막에 2주 이상 궤양 또는 통증이 있으면 검진을 받아야 한다. 마취 없이, 금식 없이 1~2분 정도의 간단한 내시경 검진으로 조기에 검진 가능하다”며 “1년에 1번 정기검진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국가 암검진에는 두경부암이 포함돼 있지 않다. 아주 간단한 검사이기 때문에 국가 암검진 사업에도 포함시켜야 할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는 두경부암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일반인에게 알리기 위해 오는 27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무료검진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검진은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중앙대병원 ▲단국대 병원 등 전국 25개 거점병원에서 시행되며, 사전 신청 방법은 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홍균 두경부종양학회 홍보이사(서울대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한 배우도 암 진행이 이미 많이 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았다. 목 부위의 임파선이 다 커져서 포도송이처럼 종양이 있었다”며 “유명 인사도 병을 키워서 온니 대국민 홍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일찍 병원을 찾을수록 완치율과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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