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이오株, 삼성바이오 사태로 악재 겹치나

위기의 바이오株, 삼성바이오 사태로 악재 겹치나

기사승인 2018-07-13 07:00:00

지난해 고공행진 했던 바이오주(株)가 버블이 걷히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제 지난 3개월 동안 바이오종목을 주요 상품으로 구성한 ETF(상장지수펀드)도 10%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최종적으로 결론나면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하반기 신라젠 등 일부 종목들의 임상이 진행되면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4010.51로 3개월 전(4864.40) 대비 17.55% 하락했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 내 헬스케어 및 바이오 업종의 대표종목을 구성종목으로 산출한 지수다.

주요 바이오 종목을 담은 ETF 손실 폭도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관리하는 ETF 상품인 ‘KODEX 헬스케어’는 지난 3개월 동안 17.33% 손실을 냈다. 해당 펀드는 셀트리온(23.55%), 셀트리온헬스케어(10.85), 삼성바이오로직스(7.69%), 신라젠(5.27%), 메디톡스(4.04%) 등을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다. 지난해 1년 간 바이오업종의 상승세로 1년 간 수익률은 48.16%에 달하지만 올해 들어 손실로 돌아서고 있다. 6개월 동안 마이너스(-) 10.3% 손실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상품 ‘TIGER 헬스케어’도 3개월 기준으로 17.18% 손실을 냈다. 6개월 기준을 보더라도 손실(-9.42%)이 컸다. 다만 1년 기준 수익률은 51.18%로 여전히 높다. 이 상품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메디톡스가 주요 종목으로 구성됐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10.62%)와 셀트리온(10.26%)을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는 ‘KBSTAR 헬스케어’(KB자산운용)도 3개월과 6개월 기준으로 각각 16.88%, 10.77%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종목을 담은 ‘TIGER 미국나스닥바이오’(미래에셋자산운용)는 3개월, 6개월 기준 수익률은 각각 14.97%, 8.75%을 냈다. 국내와 달리 해외 바이오업종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주 업종의 주가 하락은 ▲바이오기업 미래가치에 대한 버블 현상 ▲바이오 기업의 부실한 재무구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태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이투자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타업종으로의 수급 이동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으로 제약·바이오 지수가 하락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 등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당분간 제약·바이오 업종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신민정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 등과 같이 제약바이오 섹터내의 불확실성 증가로 5월 중순에는 코스피의약품 지수가 11,943까지 크게 밀리면서 많은 우려를 불러왔었다”며 “또한 미중 무역분쟁 및 환율 등 대외변수들이 불확실해지고 제약바이오 섹터내의 R&D 센티멘탈이 악화되면서 현재는 거래량이 급감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논란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가운데 일부가 고의성이 있다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바이오업종에 대한 불신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셀트리온 등 대표적인 바이오기업도 회계처리 논란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재무제표상으로 흑자를 이어오고 있으나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돌렸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도 셀트리온의 회계처리에 대해 문제 삼으면 ‘매도’ 리포트를 낸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바이오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 측정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최근 3개월 간 1건의 투자의견도 제시되지 않은 종목은 26종목이며, 이들 가운데 15개종목이 제약/바이오 종목”이라며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뚜렷하지 않아 밸류에이션에 대한 계산 자체가 쉽지 않은 종목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주가가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에 대해 확실한 이슈가 있거나 연구개발 투자가 견고한 바이오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불안정한 대외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는 장에서 하반기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는 ▲확실한 모멘텀이 있는 회사 ▲R&D가 견고한 회사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회사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펀더멘탈이 변한 것은 없으나 신약개발에 대한 센티멘탈 악화로 크게 조정받은 한미약품과 제넥신은 현재 저점 매수 유효구간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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