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엔 갑자기 일어나지 마세요…기립성저혈압 위험 ↑

찜통더위엔 갑자기 일어나지 마세요…기립성저혈압 위험 ↑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 복용하면 주의 필요

기사승인 2018-07-14 00:15:00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기립성 저혈압 발병 위험이 높아서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혈압이 크게 떨어지면서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만큼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여름이 되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 때 땀이 배출되고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내려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14명이 기립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것에 비해 가장 더운 8월에는 약 2배 많은 2253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일어나면 혈압이 떨어질 수 있는데,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금방 회복된다. 그러나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자율신경계에 장애가 있어 갑자기 떨어진 혈압으로 심한 어지럼증을 겪고, 때로는 의식을 잃어 2차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갑자기 일어났을 때 3분 이내에 혈압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라매병원 연구팀이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응급실에 내원해 기립성저혈압 검사를 받은 1004명의 환자 중 240명의 기립성저혈압 환자를 선별해 분석한 결과, 199명(82.9%)은 일어선지 1분 이내에 혈압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33명(13.8%)은 일어선지 3분 이내에 혈압이 감소했고, 8명만 일어선지 5분이 경과했을 때 혈압이 떨어졌다.

또 서서 3~5분에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난 그룹은 1분에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난 그룹에 비해 ▲연령대가 낮고 ▲여성의 비율이 높았으며 ▲헤모글로빈과 알부민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67세 이상 노인의 경우 서서 1분 내외에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당뇨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병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한다”며 “어지럼증 등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특히 의식을 잃었던 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립저혈압은 생활 속 몇 가지 수칙을 정해 실천하면서 예방 가능하다.

주형준 교수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때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며 “또 튼튼한 혈관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산소 위주로 운동해야 한다. 이 때 급격하게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아래쪽으로 기울이는 운동은 저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름철엔 탈수가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내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식사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도록 해야 한다.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고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또 장시간 서있어야 한다면 덥더라도 압박 스타킹이나 발목을 조여 주는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주 교수는 “주의할 점은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위중한 심혈관질환이 이러한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세로 나타날 수 도 있다는 점이다”라며 “급성심근경색환자의 5~10% 정도가 흉통 없이 실신증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일 경우, 병원에 내원해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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