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온열질환 ‘일사병’과 ‘열사병’

같은 듯 다른 온열질환 ‘일사병’과 ‘열사병’

한여름 폭염에 ‘일사병’과 ‘열사병’ 주의

기사승인 2018-07-17 04:00:00

지난달 말부터 폭염이 이어지면서 보건당국이 무더위에 따른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최근 들어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어서고, 한밤에도 더위가 이어지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살인적인 더위에 숨이 턱턱 막혀오는데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고령자, 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더 위험하다. 어린이와 노인은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만성질환이나 심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증상의 악화 또는 합병증 발병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야외활동 시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 필수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가 나타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롭다. 지난해에는 1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년간(2013~2017) 온열질환 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65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0%(2588명)는 논밭/작업장 등 실외에서 12시~17시 사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열질환자는 50세 이상이 전체의 56.4%(3669명)를 차지했으며,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도 50세 이상이 75.9%(41명)로 나타나 장년과 고령층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진욱 교수는 “계속되는 무더위로 인해 흉통, 두통, 의식저하, 마비, 감각이상 등의 증상 악화가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름철 폭염 시 발생하는 응급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두 질환 모두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에서 40℃ 사이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빨라지므로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일시적으로 실신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더위를 먹는다’는 표현을 쓰는 일사병(heat exhaustion)은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을 쬘 경우 일어난다.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잘 활동하지 못해 발한과 여러 장기로 가는 혈류가 증가함에도 심장으로부터의 혈액 송출이 따라가지 못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열사병은 심부체온이 40℃보다 더 상승해 일사병과 달리 발작, 경련, 의식 소실 등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중추신경계 이상과 더불어 신장이나 간 등의 장기 기능 손상이나 쇼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점과 대처법은?

흔히 일사병과 열사병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금 다르다. 열사병(heat stroke)은 뜨거운 햇볕 아래가 아니더라도 매우 더운 곳에서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일어난다. 불충분한 발한, 열의 축적, 산소결핍 등으로 40℃ 이상의 체온 상승, 빈맥, 동공의 산대, 의식 상태의 악화, 전신경련 등의 증상이 수반된다.

김진욱 교수는 “병원에서는 의식이 분명하고 체온이 너무 올라 있지 않을 때는 일사병,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체온이 몹시 높을 때는 열사병으로 판단한다. 다만 열사병의 경는 사망률이 높아 빠른 응급처치는 물론 서둘러 내원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사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무엇보다 우선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시설이 잘 갖추어진 병원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환자를 옮겨야 한다. 구급차가 오기까지는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몸에 끼얹으면서 선풍기로 식힌다. 체온을 중간에 한 번씩 체크해서 체온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사병의 응급처치는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눕히고, 입고 있는 옷의 단추 등을 풀러 헐렁하게 해줘야 한다. 또한, 물이나 식염수를 마시게 하되, 무조건 몸을 차게 하지는 말아야 하고, 환자가 적당하다고 느끼는 시원한 온도를 만들어준다. 보통 대개 이런 상태를 유지해 주면 회복한다.

김진욱 교수는 “일사병, 열사병과 같은 고온, 고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무엇보다도 빨리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서늘한 곳으로 이동한 후 젖은 수건이나 차가운 물을 이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 안정을 취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면서 “만약 의식이 뚜렷하고 맥박이 안정적이며 토하지 않는다면 서늘한 곳에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하면 대부분 한 시간 이내에 회복이 가능하며 열사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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