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대 탈세·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7)이 건강 상의 이유를 들며 보석을 요청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중근 회장은 이달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 심리로 열린 보석청구에 대한 심문기일에서 수감생활로 인해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도 “이 회장은 만 78세의 고령이고 강직성 척추염을 오래 전부터 앓고 있다”며 “이것으로 인해 폐와 신장 기능에 상당한 제한을 받고 있고 수감생활 동안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당뇨와 고혈압이 악화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이 회장은 심리를 마친 상황이고 건강이 안 좋아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너무나 명백하다”라며 그의 보석을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의사 면허를 소지한 검사가 확인했을 때 주치의 의견은 피고인의 의견에 의존해서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만성질환 관련해서 이렇게 많은 변호사들이 시간을 들여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부영 직원이 수사기관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한 적이 있다”면서 “이 회장의 회사 내 위치와 영향을 감안했을 때 증거 인멸 시도에 대해서도 걱정이 된다”라며 구속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