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로 우리 애 '소아비만' 위험 줄여요…저체중 출산 예방은 '덤'

모유수유로 우리 애 '소아비만' 위험 줄여요…저체중 출산 예방은 '덤'

복지부 '비만 대책'에 모유수유 촉진 방안 포함…저체중아도 소아비만 위험 높아

기사승인 2018-07-27 00:15:00

모유수유가 소아비만을 예방한다는 근거들이 나오면서 정부가 비만 예방·관리 대책안에 ‘모유수유’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보건소, 의료기관 등과 연계해 모유수유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전국 모유수유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위치정보를 담은 모바일 웹(web)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가 소아비만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에 근거해 임신부의 영양섭취도 지원한다.

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안’을 26일 발표했다.

2016년 기준 국내 66~71개월 유아기 아동의 비만율은 7.68%다. 아동·청소년기 비만은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아동·청소년 비만은 지방세포수를 증가시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지방세포 크기만 일시적으로 감소돼 쉽게 재발되기 때문이다. 비만은 정상인에 비해 당뇨, 고혈압 등 질병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각종 암을 유발하는 등 사망위험을 높인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모유수유를 한 유아는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아동에 비해 아동 비만 위험이 낮다. 이해정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2007~2013년 영유아 건강검진에 참여한 220만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영유아의 식습관이 비만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생후 4~6개월 사이 조제 분유를 먹은 아동은 모유를 섭취한 아동에 비해 비만이 발생할 위험이 1.28배 높았다.

지난 2013년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실린 ‘영유아기 수유 유형과 모유 수유 기간에 따른 유아기 비만 양상 분석’ 연구에서도 조제분유를 먹은 유아의 비만율은 11.8%로 나타났다. 모유수유 유아 비만율 5.4%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정소정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유수유는 비만 정책의 가장 기본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유는 아기한테 가장 최적화된 영양 공급원이다. 적절한 영양분을 적절한 양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라면서 “게다가 모유에 있는 영양성분은 면역력 향상, 감염병 예방 등에도 도움이 되고, 모유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간 상호작용이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형성된 상호관계는 아이가 크면서 갖게 되는 식습관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분유는 모유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모유수유를 늘리게끔 하는 사회적 노력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EU(유럽연합) 등은 이미 모유수유를 아동비만 예방의 주요 전략으로 추진 중에 있다. WHO는 “과체중 및 비만 아동은 당뇨병, 고혈압, 수면장애는 물론 낮은 자존감, 우울증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생후 6개월 이내에 유아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적의 성장, 발육 및 건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생아의 생후 첫 6개월 동안 모유수유를 해야 하고, 그 후 영양 상태에 따라 안전한 보충 식품을 섭취하되 2년 이상 모유수유를 계속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완전모유수유율은 18.3%로 국제 평균 3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월령이 높아지면서 수유율이 낮아졌는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출생시 모유수유율은 95.3%으로 높았지만 3개월 후 47.5%, 혼합모유수유율 6개월 25.6%로 점차 낮아졌다.

이에 복지부는 모유수유 촉진을 위해 출산 전(前)·후(後) 보건소·의료기관, 산후조리원, 산모․신생아건강관리서비스와 연계해 모유수유의 중요성, 방법 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생아 1차 검진시기도 생후 4~6개월에서 생후 1개월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부터 전국 모유수유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별 위치정보 및 활용정보를 모바일 웹(Web)으로 구축한다. 아울러 모유수유시설이 위생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모유수유시설 관리기준 지도강화 및 관리 운영·실태점검 및 보고·관리체계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영양플러스사업’도 확대한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가 소아비만,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임신부의 영양섭취 불균형은 저체중아 출산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영양위험요인이 있는 영유아·임산부에게 보충식품을 제공하고, 영양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산모의 영양섭취 불균형은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산모의 영양이 부족할 경우에 태아에게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산모의 영양결핍으로 태아는 체중이나 신장이 작은 자궁 내 발육 지연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외국 연구 결과, 저체중, 저신장으로 태어난 아동은 ‘따라잡기 성장’ 때문에 2세 때까지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났고, 이 아동들이 5세가 되었을 때 다른 아동들 보다 BMI와 체지방량이 높고 허리둘레 역시 두꺼웠다”며 “저체중으로 태어난 영아는 관상동맥성 심장병, 제2종 당뇨, 대사증후군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자궁내에서 발육이 느린 영아는 출생 후 급격히 체중이 늘어날 수 있음을 제시한 연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잡기 성장’이란 태아기에 지연되거나 멈췄던 성장이 출생 후 소아기 때 유전적 궤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성장의 어느 단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 태어난 후 2년 동안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정소정 교수는 “태아는 뱃속에 있을 때 평생 건강을 프로그래밍한다. 태어날 때부터 프로그래밍 된 체내 환경은 태어난 후 환경에 적응해 나가고, 이 과정에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며 “그러니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빨리 키우기 위해 무작정 많이 먹이는 등의 행동은 피해야 한다. 어느 수준에서 어떤 속도로 성장을 도울 것인지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통해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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