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이 앗아간 ‘꿈’

무릎 관절염이 앗아간 ‘꿈’

질환이 야기한 위험과 좌절

기사승인 2018-07-28 00:35:00

무릎 관절염을 나이가 들면 으레 따라오는 노화의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무릎 관절염은 고관절골절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기 예방 운동이나 유전자 치료 등 무릎 관절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예술가 한연경(가명·87). 국내 주요 매체들이 한씨의 예술 세계를 주요하게 조명하는 등 한씨는 성공한 예술가였다.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그랬던 한씨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온 것은 3년 전. 무릎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은 한씨에게 병원은 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 관절 주사를 맞으며 버텼다.

무릎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된 건 1년 전부터였다. 극심한 통증에 한씨는 흡사 무릎이 잘려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호소했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보행에 불편을 겪던 그는 지난 3월 집안에서 문지방을 밟다가 무릎 통증으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지며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오른쪽 고관절이 골절됐고 한씨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사고의 여파는 컸다. 한씨는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으로 이송돼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2주 후에는 오른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도 받았다. 왼쪽 무릎도 올 겨울에 마저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한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골다공증이나 무릎관절염이 있는 노년층 환자는 고관절 골절을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무릎관절염 증상은 악화되고, 통증 때문에 거동이 불편해져 움직임이 줄게 된다.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이유다. 여기에 균형감각까지 떨어지면서 노년층 환자들은 고관절골절을 입을 위험이 커지는 것. 관절염이 고통의 악순환을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무릎관절증 환자는 2349484명에서 20132667290명으로 5년 만에 317806(13.5%)이 증가했다. 동시에 골다공증 환자수도 2009688257명에서 2013807137명으로 118880(17%) 늘어났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무릎 관절염과 고관절골절의 연관성을 우려하는 이유다.

관절염이 꿈을 빼앗아갔다

평생 교사로 살아온 이유정씨(가명·70)는 정년퇴임 후 꾸준한 수영을 하면서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왔다. 최근 몇 년간은 후학 양성 경험을 책으로 남기려 저서 집필에 열중했다. 봉사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인생 2막은 작가와 사회 공헌을 하기로 결심한 그에게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 건 5년 전부터였다.

무릎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이씨의 인생 2막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처음에는 뼈가 시린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릎을 망치로 두드려 맞는 통증이 밀려왔다. 책 쓰기는 물론이고 봉사활동이나 지인들을 만나기 위한 외출마저도 이씨에게는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어려운 일이 됐다.

자녀의 결혼식장에 이씨는 진통제를 맞고 참석했다. 자식의 한번뿐인 결혼식에 흔들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날 밤 이씨는 무릎이 끊어질 듯한 고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현재 이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평생 체중관리와 운동을 게을리 해본 적이 없다. 무릎 건강 예방에 수영이 좋다고 해서 열심히 수영도 했는데, 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 것 같아서 허무하다.”

이씨의 꿈은 손주를 업고 동네를 산책하는 것이다. 그가 울먹이며 말했다. “무릎 관절염은 내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 원망스럽다.” 그녀의 소박한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기사는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황혼의 삶 흔드는 관절염‘> 프로젝트로도 연재됩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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