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름철에는 겨울철보다 활동이 늘고, 기온이 높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우리는 삼계탕과 같은 ‘보양식’을 찾게 되는데, 사실 보양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제때 먹는 것’이다. 온종일 제대로 먹지 않다가 저녁에 폭식을 하는 습관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김계형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배가 고프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제때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몸은 더운 여름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지방질 음식도 덜 먹고 싶어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식욕이 없어 온종일 제대로 먹지 않고 일을 하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저녁에 폭식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매우 피곤해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 몸은 먹은 음식을 바로 사용할 때 가장 편안해한다. 먹은 것보다 활동량이 많을 때는 몸에 저장된 영양분(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끌어내 뇌가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므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몸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평상시 식사하는 시간에 식사할 수 없다면, 오히려 10~20분 먼저 먹는 것이 제시간보다 늦게 먹는 것보다 몸에 무리가 없다”며 “마치 자동차에 연료를 제때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몸도 사용하기 전에 연료를 적절히 채워줘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 먼저 먹기 어렵다면 우유, 견과류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해뒀다 제때 뭐라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몸은 식사 때가 되면 음식을 먹지 않더라고 소화할 준비를 하기 때문에, 조건반사처럼 위에서 소화효소나 산 등의 분비를 시작한다. 따라서 식사가 불규칙해지면 위궤양이나 소화장애가 더 잘 생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더운 날씨에 심한 운동이나 고된 노동을 하는 경우 탈수가 일어나거나 식욕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분 섭취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목마름이 있을 때만 마시지 말고, 지속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땀이 너무 많이 날 경우 한꺼번에 과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은 소화불량과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조금씩 자주, 4시간마다 1~2리터의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염분 섭취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고혈압 환자에서는 염분이 많은 국물 섭취를 대체로 제한하지만,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는 직업일 경우에는 땀으로 염분이 배출된다”며 “또 다량의 수분 섭취로 염분 부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매끼에 염분이 풍부한 국물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인들은 저작 기능이 떨어지고 미각, 후각, 식각, 촉각 등이 떨어져서 여름철에 식욕을 느끼고 음식을 조리 및 섭취하는 과정에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며 “더운 날씨에 영양섭취가 떨어지지 않도록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여름, 식욕이 떨어지더라도 매끼 보약을 챙겨 먹듯 제때 식사하는 것이 어떤 영양제보다 몸에는 큰 보약이다”라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