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임실천율 절반도 못 미쳐…경구피임약 복용은 2%

국내 피임실천율 절반도 못 미쳐…경구피임약 복용은 2%

경구피임약 복용 시 피임율 99%…월경전증후군 등 월경질환 치료 효과도

기사승인 2018-07-31 00:27:00

국내 첫 성경험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피임 실천율은 과반수에도 미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 방법으로도 정확성이 보장되지 않는 질외사정법, 월경주기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경구 피임약 복용률은 2%대에 불과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5년 15~49세 국내 기혼 여성 피임실천율을 조사한 결과, 15~24세 피임실천율은 46.9%, 25~29세는 49.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5~49세 기혼여성의 피임실천법을 조사한 결과, 피임법 중 월경주기법(31.5%)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다음으로는 ▲콘돔 30.2% ▲질외사정법 24.8% ▲정관수술 23% ▲자궁내장치 12.4% ▲난관수술 7.6% 순으로 많았다. 경구피임약은 2.9%에 불과했다.

국가별 피임약 복용률에서도 한국은 최하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2015년 유엔이 보고한 ‘전 세계적 피임약 사용 트렌드’ 조사 결과, 체코와 프랑스의 경구 피임약 복용률은 각각 48.4%, 39.5%, 태국과 필리핀은 33.7%, 19.9%였는데 우리나라는 2%로 나타났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들에서 피임약 복용률이 서양에 비해 낮게 보고되는데, 이는 문화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며 “또 가장 큰 원인은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피임약을 복용하면 불임이 된다, 암에 걸린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이야기들로 피임약 복용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경구 피임약을 용법에 따라 잘 복용하면 피임 효과는 사후피임약에 비해 훨씬 높다고, 피임 외에도 월경통과 월경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월경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주기를 조절하는 효과도 좋다”며 “또 남성호르몬 과다 및 월경전증후군(PMS)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티닐 에스트라디올과 드로스피레논 성분을 복합적으로 함유한 경구피임약은 피임 목적 외 월경전불쾌장애(PMDD) 증상 치료, 14세 이상 초경 후 여성의 중등도 여드름 치료, 월경통 치료로 의사 진단 하에 처방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시판 중인 모든 경구 피임약은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을 함유한 복합제제다. 난포의 성숙과 배란을 막고, 자궁내막을 얇게 유지시켜 수정란의 착상을 어렵게 만드는 피임 효과를 낸다. 또 자궁경부 점액을 끈끈하게 해 정자의 이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경구피임약은 정해진 복용법대로 복용할 경우 99% 이상의 높은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중증고혈압, 당뇨병, 간기능장애, 심혈관질환, 혈전색전성 질환 등 위험인가를 가진 여성의 경우 드물게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기 전 먼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위험 인자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바른 경구 피임약 복용법

이동윤 교수는 “보통 월경주기가 시작될 때 복용을 시작해서, 하루 간격으로 빠짐없이 복용해야 한다”며 “가능한 매일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다. 만일 늦게 복용을 시작한다면 복용 후 첫 7일간은 임신 가능성이 있으므로 콘돔과 같은 별도의 피임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을 빼먹는 경우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임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잊지 않고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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