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동 영양상태 심각…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 南에 8배

北 아동 영양상태 심각…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 南에 8배

기사승인 2018-07-31 10:30:54

북한 아동의 영양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은 남한에 비해 8배 높았고, 저체중아 비율도 높았다. 다만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북한 영유아의 예방접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남한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조성은 통일사회보장연구센터장은 지난 30일 ‘북한 영유아 및 아동 지원 사업의 분석 결과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351호를 발간했다.

연구에 따르면 모성의 건강과 출생아의 생존과 건강, 심리사회적 발전에 매우 중요한 지표인 출생아의 체중을 볼 때, 저체중아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북한에서 출생 시 체중이 2500g 미만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는 5.7%로 조사됐으며,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평양은 3.8%인 데 반해 양강도와 황해남도는 7.7%였으며, 뒤이어 강원도와 자강도는 각각 7%와 6.6%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저체중아 비율이 높은 것은 임신 전후 산모의 영양 부족, 다산, 인공수정,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 문제뿐 아니라 열악한 사회 인프라와 의료 서비스 공급의 제한으로 인해 영유아 및 아동의 질병 위험이 높고,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도 다소 높게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2017년 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은 1000명당 24명으로 남한의 3명보다 21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은 1998년 1000명당 92.3명, 2000년 76.8명, 2004년 44.5명, 2009년 41.4명, 2012년 36.8명, 2017년 24명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지난해 발행한 ‘기억해야 할 잊혀진 위기지역 12곳’에 따르면 전체 북한 인구의 25%가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영유아를 포함한 170만 명의 어린이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북한 아동의 열악한 건강 상태는 모성의 열악한 영양 및 건강 상태로부터 시작된다. 태아기부터 모유를 공급받는 영아기까지는 모성의 영양 상태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며, 이 시기에 모든 기관 과 신체 체계의 분화 및 발달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모성의 영양 상태는 태아와 영유아, 그리고 아동의 영양 및 건강 상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현재 북한의 모유수유율은 높게 나타나지만 가임기 여성들은 아동기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한 영유아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는 향후 이들이 성장한 후의 건강 문제로 연결될 뿐 아니라 임신·출산을 통해 다시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영유아의 충분한 보충식 섭취 비율도 매우 낮게 조사됐다. 북한 출생아 중 생후 6~23개월의 최소 필요식 섭취 비율은 26.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남아가 27.9%, 여아가 25%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지만, 지역별로 보면 평양은 59.4%인 데 반해 양강도는 15.6%, 함경남도 19.1%, 강원도 18.4%, 자강도 17.3%, 황해북도 18.5%에 불과해 지역 간에 식량을 비롯한 경제 상황의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북한의 영유아 예방접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남한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북한의 영유아 예방접종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북한의 신생아 결핵 예방접종률은 78%로 추정됐으나, 2005년 94%로 증가했고, 2010년을 기점으로 97~98%로 증가해 남한의 99.8%에 근접한 수준이다.

1세 이하 DTP(백일해) 3차 예방접종률은 2000년 50%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으나, 2005년 79%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96%로 증가해 남한의 99.6%보다 약간 낮았다.

2세 이하 홍역 예방접종률 역시 1995년 67%에서 2005년 96%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99%로 증가해 남한의 99.6%와 거의 비슷했다.

소아마비 예방접종률은 1995년 88%에서 2005년 97%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99%로 늘어 남한의 99.6%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조성은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영유아 및 아동 지원 사업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남북 관계 경색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원의 양이 급감했다”며 “대북 지원 영역은 최근까지 ‘기초보건’, ‘긴급구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향후 대북 지원 사업의 방향에서 북한 영유아 및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영양 지원, 교육 지원, 복지 개선 등 다양한 사업이 더욱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이 시작된 2012년 이후 기초보건 지원은 증가하고 식량 지원은 거의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최근까지의 대북 지원 분야의 비중을 살펴보면 기초보건(77%), 식량 원조(12%), 식수 공급 및 위생(6%), 기타 사회 인프라 및 서비스(3%), 긴급구호(2%), 기초교육 순으로 높았다.

조 센터장은 “북한 영유아 및 아동의 발달과 성장은 한반도 미래 사회의 중요 동력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며,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들의 건강·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요청되며, 나아가 아동의 삶의 질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아동 지원 방안 개발과 실행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10년간 현재의 저출산과 식량난, 그리고 열악한 의료보건 상태가 유지된다면 북한 인구구조가 고령화될 뿐 아니라 통일 이후에 노동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할 때,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서는 경제적 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투자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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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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