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22조원(150억파운드)짜리 영국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영국 원전(무어사이드 원자력 발전소) 사업권을 보유한 도시바가 다른 사업자와 협상할 기회를 갖기 위해 지난달 25일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일본 기업 도시바가 지분 100%를 소유한 누젠(NuGen)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 3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20조원 이상인 프로젝트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완공하고 운영을 통해서 수익을 만들어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완공 후 35년간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위험부담이 커 영국정부에서 전력 구매단가를 충분히 보장하는 식의 협상이 진행됐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누젠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 올해 상반기까지 인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시바가 한전에 결국 우선협상권 상실을 통보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산업부는 우선협상권 상실이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영국 정부가 한전의 안정적 수익보장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RAB’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위험 부담을 낮춘 상황이라는 것이다.
RAB 모델은 정부 규제기관이 안정적 수익률을 보장하며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 조달을 진행하는 사업 모델이다.
영국 정부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