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통해 갑상선중독증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문재훈 교수팀은 스마트워치를 통해 갑상선중독증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웹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갑상선 호르몬은 목의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갑상선에서 생성되고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맥박과 호흡, 체중, 체온, 식욕, 감정, 수면, 성기능, 생리주기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신체의 대사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분비될 경우 ‘갑상선중독증’이라고 불리는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맥박 수 증가(심계항진)를 비롯해 피로, 불안, 발한, 수면장애, 떨림, 더위를 못 참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야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원인을 알지 못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질환이 악화되기 전 갑상선중독증 위험을 환자 스스로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했고, 이를 위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인 심박수를 활용했다.
연구팀이 갑상선중독증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재발로 인해 내원한 환자 30명과 정상 대조군 10명을 대상으로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게 하고 치료과정 중 심박수 변화를 지속적으로 측정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휴지기 심박수의 변화가 혈액검사로 측정한 갑상선 기능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를 이용해 갑상선중독증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이 휴지기 심박수를 이용해 개발한 지표가 1표준편차 증가시 갑상선중독증의 위험도가 3.8배 증가했으며, 이는 10개의 갑상선중독증 관련 임상증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존의 평가시스템에 의한 위험도 예측과 차이가 없어 임상적 타당성까지 증명됐다.
논문 제1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지은 전문의는 “갑상선중독증에서 가장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가 심박수 상승인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임상증상을 객관화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내분비내과 문재훈 교수는 “실제로 심박수 증가에 따라 갑상선중독증 위험도가 얼마만큼 증가하는지를 수치화해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추출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실제 활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까지 공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이용하면 갑상선중독증 환자들이 질환 초기 단계에 내원할 수 있어, 진단 및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스크립스 중개연구소(SRTI, Scripps Research Translational Institute)에서 연수 중 직접 개발한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데스크탑,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스크립스 중개연구소의 디지털의학분야 책임자인 스타인허블 심장내과 전문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실생활에서 수집한 개인의 생체신호 변화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상태의 중요한 변화를 찾아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논문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의료정보학분야 JMIR mHealth and uHealth(Journal of Medical Internal Research mobile Health and ubiquitous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