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기상 녹조가 늦게 발생한 것 같습니다. 올 봄에는 비도 많이 오고해서 그런지 물이 깨끗했는데,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녹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안동호 상류에 거주하는 김연일씨(65·가명)는 하루가 다르게 연녹색으로 변해가는 안동호를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산면 일대 안동호 상류의 녹조현상이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다.
이미 도산면 서부리와 도산서원 일대는 물색이 연녹색으로 변해 가는가 하면 호수 가장자리에 끈적끈적한 녹조 띠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매년 5월에서 6월이 되면 심해지던 녹조가 올해는 예년보다 늦게 발생하고 있는 것.
특히 7월 초순부터 1개월 가까이 폭염이 지속되면서 8월 중순에 접어든 현재 점차 녹조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에 따르면 안동시 성곡동 안동댐에서 상류로 12km 지점까지 3곳에 설치된 공식 조류측정시설은 ‘매우양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조류농도(클로로필-a)는 평균 1mg/㎥로 측정됐다.
하지만 7월과 8월 측정결과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이다.
더욱이 안동호 길이가 약 48km에 이르는데 비해, 12km 지점을 지나 상류 쪽으로는 공식적인 측정시설 조차 없어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가 매년 비공식적인 측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데이터로 반영되지 않는 만큼 정확한 수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안동호에 녹조가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지역은 상류인 안동시 도산면 일대이다.
이 주변에는 대규모 축사가 자리 잡고 있는가 하면 가축분뇨를 논·밭 퇴비로 사용하는 경우가 잦고 유속이 느려 퇴비 등 오염원이 빗물과 함께 호수로 유입되면서 녹조가 발생해 항상 물색이 연녹색을 띠고 있다.
매년 지역사회나 언론을 통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오기도 했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는 이 일대인 예안교 부근에 녹조차단막을 설치하는 한편 인공습지 등을 조성하고 있지만 좀처럼 녹조현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비점오염원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서다.
유독 녹조현상이 빠르고 심하게 발생하는 이 일대의 경우 비점오염원 유입을 일부 정화하는 ‘인공습지’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의 설명이다. 이 인공습지는 올해 연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녹조가 점차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안동호 일대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업인 등 14명을 청결지킴이로 활용하는 등 녹조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