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자이아파트 부실 시공 논란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의 '하자 해결 전 준공승인 불가' 입장과 GS건설 측의 '입주 후 하자보수' 방침이 팽팽히 맞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품 아파트의 역습(?)
GS건설은 포항 최고의 요지로 평가됐던 구(舊) 화물자동차터미널 부지에 12개동, 1567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포항 자이'를 당시 최고가로 분양해 큰 관심을 모았었다.
지난해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인기가 상종가를 쳤다.
하지만 준공을 앞두고 하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1~2차 사전점검을 통해 누수, 곰팡이, 마감재 뒤틀림, 옥상 균열 등이 확인됐다.
심지어 소방배관과 유수 감지 장치는 녹슨 상태로 발견됐다.
이 같은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계약해지 의사를 밝히는 입주 예정자들까지 등장했다.
GS건설 측은 "입주 예정자들이 제기한 문제점 대부분을 해결했고 추가적인 부분은 입주 후 하자보수를 통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바로 코 앞에 장례식장이라니...산 넘어 산
부실 시공 논란이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아파트 100m 거리에 장례식장 신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고법 제1행정부는 포항시가 (주)코아홀딩스에게 내린 '건축 불허가 처분이 부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코아홀딩스는 포항시를 상대로 '장례식장 건축(허가사항 변경)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대구지법에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해 11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포항시는 장례식장이 들어설 곳 500m 반경 내에 3000여 가구가 거주하고 100m 안에는 자이 아파트 1567가구가 입주할 예정에 있는 데다, 직선거리 170여m 안에 초등학교가 위치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부실 시공 문제에다 이런 일까지 겹쳐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사태해결에 나선 포항시·포항시의회
포항 자이아파트 문제가 지역사회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례적으로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가 발벗고 나섰다.
이강덕 시장은 지난달 13일 직접 현장을 찾아 입주 예정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시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하자에 대한 긴급보수·보완공사를 지시했다"며 "하자보수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준공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오는 9일 입주 예정자들과 함께 마지막 합동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도 지난 6일 비회기 기감임에도 불구하고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건설도시위는 이날 집행부, 시공사,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로부터 포항 자이아파트 하자에 대한 민원현황과 대책을 보고받았다.
건설도시위는 집행부에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해 행정사항을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안전과 관련이 깊은 소방시설의 철저한 점검과 보수를 통해 주민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장례식장 건축불허가 처분 소송 패소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에 상고해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소송수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