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스마트홈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에서 허브(HUB) 역할을 수행하는 AI 스피커를 잇달아 출시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홈은 가전제품(TV·냉장고·에어컨)과 에너지 소비 장치 등 모든 장치를 연결해 제어하는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홈 시장은 올해 103조3400억원에서 2023년에는 166조8700억원으로 커질 예정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진행한 ‘갤럭시 언팩 2018’에서 독자적인 AI플랫폼 빅스비 2.0을 탑재한 AI스피커 갤럭시홈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통해 삼성전자는 갤럭시홈이 가정 내 TV와 냉장고 등 각종 기기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갤럭시홈은 국내에 출시된 AI스피커보다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특정 앱이 없어도 식당과 교통수단 등 예약과 결제가 한 번에 가능했다.
국내 AI 스피커들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다운로드해야 한다. 이미 저장한 식당 등의 예약 기록 등이 저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갤럭시홈은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아울러 가정 내에서도 음성을 못 듣는 경우가 있는 AI 스피커의 단점을 보완해 8개의 마이크를 탑재했다. 멀리서 말하는 목소리도 인식이 가능하도록 성능이 강화됐다.
특히 AI 스피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불리는 ‘음성인식 AI’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 사용자의 명령어 앞뒤 문맥을 이해하고 사용자의 정보와 사용 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에 자사 가전제품 라인업의 다양성과 개방형 전략으로 스마트홈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가정용·개인용 전자제품 대부분 라인업을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최근 씽큐 허브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오븐 등 자사 가전 9종과 스마트 조명·플러그·미세먼지 알리미 등 IoT 기기 3종까지 연동 제품을 늘렸다.
이는 자사 AI 스피커를 통해 가정 내 모든 가전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등 개방형 전략을 통한 인공지능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전략에 따라 국내외 IT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글로벌 최대 IT 기업 구글(Google),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Amazon) 등과 인공지능 스마트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 AI 플랫폼은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Clova)’와 협력을 맺고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스마트홈 공략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스피커에 삼성이 개발한 AI플랫폼인 ‘빅스비’ 탑재를 고집하고 있다.
반면에 LG는 자체 AI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고 구글·아마존·네이버 등 다양한 AI 플랫폼을 자사 스피커에 필요에 따라 차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LG는 미국 가전 시장에서 자사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 자사 AI스피커 씽큐를 탑재하기보단 아마존의 AI 스피커를 탑재한다. 이는 음성인식률 등에 있어 한국의 씽큐보다 아마존의 AI 스피커가 인식률에 있어서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전략 상 차이가 있다. 삼성은 음성인식 AI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LG는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라며 “전략은 달라도 결론적으로 AI 스피커를 발전시켜 스마트홈 영토를 확장하려는 목표는 같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